"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땅에서..." 북한 관광의 실체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땅에서..." 북한 관광의 실체

2017.06.23.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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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돌아와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 군의 장례식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북한의 극악무도한 처사에 분노했던 미국 전역은 오늘 애도의 물결로 가득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북한 여행 금지법을 만들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 대한 호기심으로 매년 8천 명의 여행객이 북한을 다녀온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북한 여행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김영수 특파원!

오늘 장례식장 표정, 점 더 자세히 알아보죠 이른 아침부터 2천 5백여 명의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는데요. 동창생들이 많이 왔다고요

[기자]
장례식은 4년 전 웜비어 군이 다녔던 오하이오 주 와이오밍 고등학교 강당에서 거행됐습니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마을 주민, 정부 관계자들까지 2천 5백여 명이 참석했지만 가족들의 뜻에 따라 언론에 모든 장례식이 공개되지는 않았습니다.

오전 9시부터 한 시간 동안 거행됐는데, 웜비어 친구들과 가족들이 추도사를 하면서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조문객들은 웜비어가 매우 활달했고 호기심이 많은 학생으로 아주 따뜻한 아이였다고 기억하면서 웜비어가 왜 죽어야 했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그 활발하고 호기심이 많은 대학교 3학 년 학생이 전 세계 여행지가 많은 데 왜 북한으로 여행을 간걸까요?

[기자]
웜비어 처럼 북한을 방문하는 방문객들 대부분은 중국에 있는 북한 전문 여행사들을 통하는데요.

북한이라는 곳이 매우 폐쇄적이고, 전 세계 유일하게 3대째 독재 가문이 통치하고 있는 나라로, 궁금한 게 많아, 특히 젊은이들에게 많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겁니다.

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미지의 나라에서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다는 홍보로 젊은 학생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연간 8천 명 정도가 북한을 여행하는 데 여행사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매우 안전한 곳이다, 미국 사람이 한 명도 억류된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안전하다고 홍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그렇다면 웜비어 군의 북한 여행을 주선한 여행사는 어디고 어떤 대책을 내놨습니까?

[기자]
여행사 이름은 영 파이오니아 투어스라는 곳인데요. 역시 중국에 있습니다.

2008년부터 본격적인 북한 여행상품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젊은 개척자 여행 이지요.

하지만 웜비어군이 1년 5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됐다 혼수상태로 풀려났다 엿새 만에 사망하자 곧바로 성명을 냈습니다.

미국 시민에게 더 이상 북한 여행을 주선하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그렇다고 중국이 이 여행사를 제재한 것도 아닙니다.

[앵커]
그럼 아직도 젊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다는 것 아닙니까? 관광객들이 가면 주로 무슨 관광을 하나요?

[기자]
영 파이오니아 투어즈를 통해 북한을 다녀온 관광객들에 따르면 주로 북한 문화를 체험하는 관광이 많은데요

대동강 아래에서 맥주에 흠뻑 취할 수 있고, 북한 주민들과 술내기를 하면서 관광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땅에서 매우 무질서한 파티를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물론 동해에서 스쿠바 다이빙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그런데 문제는 매우 술을 많이 마신다는 건데, 정신을 잃을 정도로 술을 많이 마셔,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럴 때마다 북한 관리들에게 뇌물로 해결하기도 하고요.

즐거움보다는 말 그대로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곳에서 자유분방하게 모험을 즐기는 여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일로 미국에서 대북 여론이 매우 나빠지고 있고 북한 여행금지법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데요. 어느 정도입니까?

[기자]
국무부가 어제 대변인을 통해 미국민에게 북한 여행 금지를 경고했는데요.

특히 누구도 앞으로 북한 여행 권유도 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 정부는 현재 북한 여행 비자 제한 조치 등 행정 명령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실 북한 여행 금지법은 여행의 자유를 금지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그동안 번번이 미 의회를 통과하지 못했는데요.

상 하원, 민주 공화당, 현직 전직 관료들까지 더욱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법 제정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북한 여행 금지법뿐 아니라 대북 추가 제재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는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 군의 사망 소식을 듣고 북한을 잔혹한 정권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틸러슨 국무장관 역시 북한 정권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혀 추가 제재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매케인 상원 의원은 북한 김정은 정권이 미국 시민을 살해했다고 분노했는데요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국무부가 새로운 제재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혀 추가 제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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