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주세요" 웜비어, 잔혹한 北 정권에 의해 결국...

"살려주세요" 웜비어, 잔혹한 北 정권에 의해 결국...

2017.06.20. 오후 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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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장했던 '한 청년'이 혼수상태로 돌아와 결국 사망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웜 비어.

1년 5개월 동안 북한에 억류됐다 미국으로 돌아 온지 정확히 엿새만입니다.

북한에 억류되기 직전인 지난해 초 활짝 웃으면서, 북한 아이들과 함께 눈싸움을 했던 스물 한 살의 오토 웜비어.

하지만, 그는 웃으면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삭발을 하고 코에 호스를 낀 채 식물인간 상태로 귀국한 그의 모습은, 그동안 그가 북한에서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를 고스란히 말해줍니다.

북한이 지난해 1월 그를 억류한 이유는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친 이유에서였습니다.

웜비어는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오토 웜비어 / 석방된 美 대학생(지난해) : 저는 양각도 국제호텔의 종업원 구역에서 중요한 정치적 구호를 떼버리는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오토 웜비어 / 석방된 美 대학생(지난해) : 제발 살려주세요. 제 목숨만은 구해주세요. 제 가족을 생각해 주세요. 저는 장남입니다.]

억류 되고 1달 후 기자회견을 갖은 웜비어는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고 울음까지 터트렸지만 이때까지 만해도 여전히 건장한 대학생이었습니다.

그랬던 그가 의식이 없이 돌아오기까지 북한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북한만이 알뿐이죠.

지난 2012년 11월 북한에 입국했다 반공화 적대범죄 행위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던 케네스 배는 북한에서의 수형생활을 이렇게 기억했습니다.

[케네스 배 / 억류됐던 美 선교사 : 돌을 나른다든지 하수구를 판다든지 땅을 메운다든지 이러한 식의 노동이 하루에 10시간 정도 강도 높게 이루어진 것은 맞습니다. (아주 고통스러울 정도의 강제 노역이었습니까?) 그렇죠.]

오토 웜비어의 사망으로 더욱 경색될 것으로 보이는 북미관계, 관건은 웜비어의 사망원인입니다.

북한은 웜비어가 식중독 증세를 보이다가 수면제를 복용한 뒤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하고 있고, 미국 병원 전문가들은 웜비어에게 식중독의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의 첫 사망.

미국에서 ‘북한 응징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의회에서는 대북 압박과 제재 강화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셀던 와이트하우스 / 美 민주당 상원의원 : 북한의 잔혹함 때문에 웜비어가 숨진 것이 분명합니다. 북한에 대한 제재가 필요합니다.]

북한을 잔혹한 정권이라고 규탄한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미국 국무부도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미국은 웜비어의 부당한 감금과 관련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면서 북한을 압박했습니다.

북한 여행 금지 또한 가시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북한에 대한 여행 금지조치가, 미국 의회와 행정부에서 투 트랙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웜비어가 사망하면서 이틀 뒤 워싱턴에서 개최되는 미·중 외교안보대화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북제재를 더욱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음 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문 대통령은 오토 웜비어씨의 사망과 관련해 오늘 유족에 조전을 띄웠습니다.

또한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미 양국 간의 우호협력관계를 강조했습니다.

[최영일 / 시사평론가 : 오늘 청와대가 내고 있는 메시지는 저는 아주 당연하고 좋은 겁니다. 북한 인권 문제 거론해야 되고요. 웜비어 사망에 대해서도 북한의 책임을 묻는 것은 한미가 명확하게 공조해야 되고요.]

웜비어의 사망은 북미 관계 악화는 물론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 대북 정책에 직간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됩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도모하려 했던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웜비어 사망이라는 돌발 변수를 만나 앞으로 어떤 길로 나아가게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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