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북 억류 美 대학생 혼수상태 귀환...북미 대화 악재되나?

[취재N팩트] 북 억류 美 대학생 혼수상태 귀환...북미 대화 악재되나?

2017.06.16. 오후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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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억류됐다 1년 5개월 만에 혼수상태로 풀려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아버지가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북미간 물밑 접촉으로 석방은 됐지만 오히려 웜비어의 귀환으로 오히려 북미대화 재개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웜비어의 전격 귀환이 불러오고 있는 파장 분석해보겠습니다.

뉴욕 연결합니다. 김영수 특파원!

웜비어 학생이 미국으로 돌아왔는데요, 하지만 혼수상태로 풀려나 미국내에서 북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먼저 웜비어 군의 상태가 어떤겁니까?

[기자]
웜비어 군이 입원해있는 미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주립대병원 의료진은 그가 안정적이지만 외부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는 '식물인간' 상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병원의 신경과 전문의 대니얼 캔터 박사는 기자회견에서 웜비어의 신경 상태를 가장 적합하게 기술하는 용어는 깨어있지만 반응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웜비어는 말을 이해하지도 구두 지시에 반응도 못하고 주변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떠한 신호에 반응하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자연스럽게 눈을 뜨고 깜빡이지만 말은 못하고 자신이 의도한 어떠한 행동도 못하지만 호흡 보조장치 없이 숨을 쉬기도 하고 심장을 비롯한 장기는 제 기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웜비어는 지난해 1월 평양을 여행하다 호텔에서 정치 선전물을 훔치려 했다는 이유로 체포돼 체제전복 혐의로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는데요.

웜비어는 선고 직후인 지난해 3월 혼수상태가 됐지만, 북한은 1년 넘게 그의 상태를 숨겼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누구보다 가족들의 반응이 격앙됐을 것 같은데요, 오늘 기자회견이 있었죠?

[기자]
건강하게 미국을 떠났던 아들이 1년 5개월만 에 삭발을 하고 코에 호스를 꽂은 채 들것에 실려 미 공항에 도착한 모습을 본 아버지는 분노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오늘 기자회견을 가졌는데요.

아버지는 아들이 북한에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던 재판 당시 입었던 밝은 색상의 재킷을 입고 기자회견장에 나왔고, 회견 장소도 아들이 지난 2013년 졸업식에서 개회사를 했던 오하이오 주 와이오밍 고교로 잡았습니다.

당시 교사 2명과 동석한 아버지는 이곳은 아들이 삶에서 최고의 순간을 경험한 곳이라며 아내 신디는 송환 이후 계속 아들을 간호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웜비어가 보툴리누스 중독증에 걸린 뒤 수면제를 복용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북한의 주장을 믿지 않는다면서 북한이 아들을 다룬 방식에 대해서는 문명 국가로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분개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이 아들의 상태를 1년 넘게 비밀로 유지하고 수준 높은 의료를 제공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런 식으로 감금되고 대우받았다는 사실은 끔찍하다며 북한이 야수처럼 악랄하고 폭력적이었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앵커]
미국 내 북한에 대한 여론이 들끓는 건 당연한것 같은데, 어느 정도인지요?

[기자]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던 대학생이 혼수상태로 송환됐다는 소식에 미국 내 여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아예 미국인의 북한여행을 금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현재 미국은 자국민들의 북한여행을 허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미국 시민'의 신변에 심각한 이상이 현실화한 데다, 지금도 최소 3명의 미국인이 북한에 억류된 상황을 그냥 두고 넘기기는 어렵지 않으냐는 것입니다.

보수성향 언론 가운데 한 곳인 월스트리트저널은 왜 미국은 북한여행을 금지하지 않는가 라며 워싱턴과 평양 간 긴장이 이어지면서 북한여행의 위험도 증폭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서방진영에서 북한을 찾는 여행객은 연간 5천 명 수준으로 알려졌는데요. 이 가운데 약 천 명이 미국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여행객들은 북한 당국자의 감시 속에 길게는 2주간 북한에 머물면서 주로 평양을 둘러보고 또 여기 들어간 비용 달러가 북한 당국의 호주머니로 들어간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미 의회에서도 초당적으로 북한여행금지 입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연방정부가 시민들의 이동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 논리로 좌절됐는데요

실제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지난 14일 청문회에서 북한여행금지를 지속해서 검토는 하고 있는데 아직 결론이 나지는 않았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이른바 북한 여행 통제법이 발동될 수 있다고 미 언론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나 이들이 인질이 돼 협상 카드로 악용되는 것이 문제인데 나머지 억류 미국인들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이번에 평양을 방문해 웜비어를 미국으로 데려온 미국 정부 인사는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 대표인데요.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윤 특별대표는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인 지난해 10월 공식 임명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에도 임무를 계속 수행하고 있습니다.

조셉 윤 대표는 지난 12일 의료진을 대동하고 항공편으로 평양을 방문했습니다.

이튿날인 13일 타고 갔던 항공편에 웜비어를 데리고 주일미군기지를 거쳐 미국으로 귀환했는데요.

미국 언론들은 한국계인 윤 특별대표에 대해 1985년부터 외교관 생활을 시작한 오랜 아시아 전문가라면서 이번 방북이 미묘하고 드문 북미 간 대화의 절정이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조셉 윤 대표가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지시에 따라 번 웜비어 석방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건데요.

조셉 윤 대표는 현재 북한이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은 김동철, 김상덕, 김학송 씨 등 3명도 모두 만나고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이들의 석방을 위해 지난달에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북측 외무성 관계자들과 첫 접촉을 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는 뉴욕에서 유엔주재 북한대사와 만나 협상을 벌였다는 겁니다.

미국 정부도 웜비어의 석방을 끌어낸 것은 수개월에 걸친 조용한 외교의 결과라고 강조했는데요.

북한과의 향후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앵커]
어쨌든 미국과 북한과 대화 가능성은 더 희박해진 상황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웜비어 사태가 변수 되겠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웜비어가 고향인 오하이오 주에 도착한 다음 날인 14일 밤 10시쯤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틸러슨 국무장관이 웜비어의 송환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을 설명하고, 부친도 건강을 잘 챙기라고 당부했는데요.

웜비어 아버지는 정말 훌륭한 통화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아들을 찾아내려고 했다며 자애롭고 친절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정부에 대해서는 불만을 나타냈는데요.

오바마 정부가 웜비어 가족들에게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로키를 유지할 것을 강조했다고 전하며 그렇게 했으나 아무런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부부는 전임 오바마 정부에 대해 말이 부족할 정도로 실망스러웠다며 오바마 정부가 충분히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이번 결과가 말해주고 있다고 불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특히 트럼프 정부가 들어선 후 우리 가족은 전략적 인내를 끝낼 시간이 됐다고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일단 미국의 대북 여론을 볼 때, 당장 북미 대화는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미 국무부도 이번 송환은 협상이 아니라 돌려받은 것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도 대북 정책을 최대의 압박과 관여, 즉 압박은 하지만 대화의 문은 열어놓는다고 밝힌 만큼 상황이 급변할 경우 북한과의 대화는 여전히 열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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