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코미, 트럼프 수사 중단 요구 폭로...탄핵론 급물살

[취재N팩트] 코미, 트럼프 수사 중단 요구 폭로...탄핵론 급물살

2017.06.08. 오후 1:1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트럼프 미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한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폭로했습니다.

정보 기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외압 의혹을 공식 확인한 건데, 탄핵론이 거세게 불거지고 있습니다.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자세하게 알아봅니다. 김희준 특파원!

코미 전 국장이 우리 시각 오늘 밤 청문회에서 증언할 예정인데,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외압을 폭로했군요.

[기자]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다 전격 해임된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 앞서 각종 의문에 대해 입을 열었습니다.

청문회 전 제출한 서면 증언을 통해서입니다.

코미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났을 때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 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했다고 폭로했습니다.

"플린은 좋은 사람이며 러시아와의 통화에서 잘못한 게 없다", "이 사건을 그냥 놔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는 러시아 스캔들 의혹의 몸통인 플린 전 보좌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중단 외압을 행사해 왔다는 의혹을 공식 확인한 셈입니다.

또 3월 통화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매춘부와 만난 일이 없다. 구름을 걷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고도 말했습니다.

코미 전 국장은 이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과 당선자 시절부터 3차례 만나고 6차례 통화하는 등 모두 9차례 대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모든 대화를 기록해뒀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앵커]
코미 전 국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충성 맹세를 요구했다고 밝혔는데, 무슨 말인가요?

[기자]
코미 전 국장은 지난 1월 27일, 백악관에서 가진 단독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충성을 요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만찬이 끝날 무렵,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충성심이 필요하다" "내가 원하는 것은 진정한 충성심"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이는 대통령이, FBI 정보 기관의 수장이 지켜야할 독립성을 훼손한 발언으로 논란이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이 사실이면 대통령 탄핵 사유가 된다고 봐야 하는 거죠?

[기자]
코미 전 국장의 증언 내용이 사실이라면 대통령의 수사 중단 압력, '사법 방해'가 있었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 사법 방해는 중대범죄로 분명히 탄핵 사유가 된다는 것이 헌법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미국 헌법에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는 요건은 반역죄와 뇌물죄, 중대범죄 크게 3가지인데. 이 중대 범죄에 해당된다는 겁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로 사임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 르윈스키 성추문에 휘말렸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이 '사법 방해'로 탄핵에 직면했었습니다.

[앵커]
야당을 중심으로 탄핵론이 급부상 하는데 정말 탄핵이 가능한 겁니까?

[기자]
현재 특검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 착수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정치권에서 탄핵론이 급물살 탈 수 있습니다.

코미 전 국장의 폭로가 나오자 당장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습니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중단 압력이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보다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여론도 트럼프 대통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국정지지도는 34%로 추락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를 못 채울 것이란 응답도 40%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를 방해할 의도가 없었고, 사법 방해에 대해서도 부인할 경우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또 상원과 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인 만큼 당장 탄핵이 추진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앵커]
그런데 정작 트럼프 대통령 측은 이번 코미의 서면 증언으로 자신에 대한 무죄가 입증됐다고 주장했군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측은 코미 전 국장의 서면 증언을 아전 인수격으로 해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인 마크 카소위츠 변호사는 성명을 통해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대상이 아니었다라고 공개적으로 확인한 것을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완전히 무죄가 입증됐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정보 수장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외압설을 전면 부정하고 나섰군요.

[기자]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정보 수장들은 일제히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외압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댄 코츠 국가정보국, DNI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을 부인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잘못된 일을 지시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수사나 기밀 정보에 영향을 미치라는 압력을 단 한 번도 느낀 기억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마이클 로저스 국가안보국, NSA 국장도 3년이 넘는 재임 기간에 불법적이고 부도덕하며 부적절하다고 믿는 어떤 지시도 받은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또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은 공개 할 수 없으며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기록한 메모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러시아 스캔들 정국 향후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기자]
코미 전 국장은 한국시각 오늘 저녁 11시, 그러니까 꼭 10시간 뒤에 미 상원 정보위 청문회 증언대에 섭니다.

이례적으로 미 ABC와 NBC 등 공중파 3사까지 이 청문회를 생중계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 자리에서 코미 전 국장은 서면 증언에서 밝힌 내용을 토대로 더욱 구체적인 폭로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코미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기록으로 남긴 점으로 미뤄 상당한 신빙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뮬러 특검 결과와 함께 코미 전 국장의 증언은 향후 정국을 크게 뒤흔드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 측과의 치열한 공방전도 예상됩니다.

[앵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김희준 특파원이었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