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고향에서 야유 수모...선수 친 르펜에 판정패

마크롱, 고향에서 야유 수모...선수 친 르펜에 판정패

2017.04.27. 오전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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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프랑스 대통령선거 결선에 진출한 중도 신당의 에마뉘엘 마크롱이 고향에서 극우 후보 마린 르펜과 격돌했는데 패배했습니다.

마크롱은 야유와 조롱을 받는 수모를 겪었지만 르펜은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파리에서 황보선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프랑스 북부 소도시 아미앵에 있는 미국계 가전업체 월풀의 공장 주차장이 연기로 자욱합니다.

공장 노동자들이 불을 질러놓은 겁니다.

곧이어 마크롱이 나타났는데, 사방에서 야유가 쏟아집니다.

노동자들은 마크롱 앞에서 극우 르펜이 대통령이라는 구호까지 외칩니다.

"르펜이 대통령! 르펜이 대통령! 르펜이 대통령!"

노동자들이 이렇게 화난 건 앞서 마크롱이 시내 상공회의소에서 잠깐 노조 간부들만 만나고 돌아가려다 이쪽으로 황급히 발길을 돌린 사실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 중도 신당 후보 : 르펜이 정치적 목적을 이루려고 월풀 공장 주차장에서 정치적 선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뒤늦은 행차는 선수를 친 극우 후보 마린 르펜에 맞수가 되지 못했습니다.

르펜은 일찌감치 오전에 사전 예고도 없이 기자들을 대동하고 이 공장에 들렀습니다.

박수로 환대까지 받았습니다.

월풀 공장의 이전으로 내년에 일터를 잃게 된 근로자 290여 명의 정서를 파고드는 데 성공한 셈입니다.

[마린 르펜 / 극우 '국민전선' 후보 : 마크롱은 근로자들을 만날 계획도 피켓 글귀를 볼 계획도 없었습니다. 안락한 상공회의소에 머물다 가려 했습니다.]

마크롱으로서는 그렇지 않아도 지난 일요일 1차 투표 당일 밤에 당선이라도 된 듯이 성급한 자축연을 벌여 여론의 뭇매를 맞은 터라 고향에서 당한 패배가 더 쓰라릴 수밖에 없습니다.

파리에서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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