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이 남자가 공동묘지로 가는 이유

쉬는 날 이 남자가 공동묘지로 가는 이유

2017.04.23. 오후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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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 이 남자가 공동묘지로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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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 공동묘지로 향하는 남자가 있다. 묘비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본다. 이끼 끼고 녹이 슨 묘비를 보던 그는 곧 가져온 도구들을 꺼내놓는다. 보는 사람 없이 그는 묵묵히 묘비를 가꿔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는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앤드류 루미쉬는 참전 용사들의 묘비를 찾아다니며 묘비에 낀 이끼를 떼내고 깔끔하게 닦아둔다. 그는 국가와 시민들을 위해 희생한 참전 용사들의 묘석이 방치된 것처럼 보이는 게 너무 신경 쓰였다.

그는 "남북전쟁부터 19세기 참전 용사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진 묘비들이 있는데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런 상태로 두고 볼 순 없었다"고 말했다. 루미쉬는 "그 상태로 내버려 둔다면 그들이 어떤 용사였고 무엇을 했는지 알 수도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쉬는 날 이 남자가 공동묘지로 가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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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앤드류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남녀노소 모두를 제대로 기억하고자 청소도구를 챙겼다. 그는 정부에서 국립묘지 묘비를 손질하는 방법을 배운 후 쉬는 날마다 참전 용사들의 묘석을 가꾸며 새겨진 글씨까지 되살린다. 그는 "읽을 수 없다면 추모할 수 없고, 제대로 감사할 수도 없다"고 생각했다.

나아가 루미쉬는 SNS를 통해 자신의 작업을 공유했다. 'The Good Cemeterian'라는 계정을 통해 그는 자신이 돌본 묘석의 주인공, 그가 살아온 삶의 이야기까지 담아 사람들에게 보여준다. 해당 계정에는 전보다 깔끔하고 선명해진 참전 용사들의 묘석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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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활동에 감명받은 사람들은 하나 둘 그를 따르기 시작했다. 각자 지역에 위치한 참전 용사 묘석을 관리하는 보이스카우트 활동이 생길 정도다. 또한 참전 용사 후손인 브리타니 니콜은 SNS를 통해 앤드류가 손질해놓은 자기 할아버지의 묘석을 공개하며 "내 생애 가장 사랑하는 풍경"이라 적기도 했다.

이번 주도 앤드류 루미쉬는 자신의 시간을 들여 참전 용사들의 묘석을 챙기고 있다. 그의 정성은 응당 국가와 시민들을 위해 고생한 용사들이 받아야 할 대우였다. 네티즌들은 묘석 사진마다 "대단하다","본받고 싶다","그동안 너무 무신경하지 않았나 부끄러워진다" 등의 반응으로 화답하고 있다.

YTN PLUS(mobilepd@ytnplus.co.kr)
[사진 출처 = The Good Cemeter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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