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방될라 "쉬쉬"...오히려 범죄 양산

추방될라 "쉬쉬"...오히려 범죄 양산

2017.03.26. 오전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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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트럼프 정부는 불법체류자 추방의 이유를 사회 안전을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추방될까 봐 신고를 못하는 사정을 악용해, 가정폭력을 비롯해 각종 범죄가 더 활개치는 모습입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남편의 상습 폭행에 시달리는 멕시코 출신 이민 여성.

가정폭력을 엄격히 금하는 미국이지만 그냥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고를 했다가는 불법체류자 신분이 드러나 아이들과 생이별을 하거나 함께 추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해자인 남편은 그 점을 악용합니다.

[가정폭력 피해 여성 : 남편은 항상 이민 당국에 신고해서 아이들을 데려가게 할 거라며 나를 협박해요.]

가정폭력뿐 아니라 강도나 절도, 성폭력을 당해도 입을 닫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트럼프 정부가 '불법체류자 보호도시'를 선언한 지자체에도 더욱 강력한 단속을 하겠다고 밝힌 뒤 신분 노출은 더욱 위축됐습니다.

[야쿠엘린 마로퀸 / 가정폭력 근절 센터 : 가정폭력 피해자들이 우리에게 전화해서 어려움을 하소연하고 대책을 논의하곤 합니다. 그러나 절대 경찰에 신고나 법원에 고소는 안 하겠다 합니다. 추방될까 두려워서요.]

뒤차에 받히는 교통사고를 당한 뒤 신고를 했다가 추방 대상으로 체포된 한인의 경우도 그런 사례입니다.

[정연원 / 애틀랜타 총영사관 영사 : 차가 부딪쳤어요. 뒤에서…, 교통사고 피해자죠. 그래서 911 전화해서 경찰이 출동을 했는데, 지역 경찰이지만 이민국의 역할을 하니까 체류 신분 조사해보니까 불법체류자라서….]

트럼프 정부의 무조건적인 불법체류자 추방정책이 오히려 사회 범죄를 양산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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