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에 '하반신' 붙은 아기...사랑으로 얻은 새 삶

어깨에 '하반신' 붙은 아기...사랑으로 얻은 새 삶

2017.03.22. 오후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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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에서는 생후 10개월 된 한 아기의 수술이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쌍둥이 형제의 하반신을 어깨에 달고 태어난 아프리카 빈국 출신 아기가 수술로 새 삶을 얻게 됐는데, 의료기술과 자선활동의 힘이 함께 일궈낸 기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임장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생후 10개월 도미니크가 처음 의료진 앞에 왔을 때, 양어깨에 다리 2개가, 등에는 골반과 방광이 붙어 있었습니다.

쌍둥이 형제의 하반신을 상체에 달고 태어난 겁니다.

일란성 쌍둥이 중 하나가 엄마 뱃속에서 성장을 멈춘 뒤 형제의 몸 일부가 되는 '기생형 쌍둥이'인데, 도미니크의 상태는 전례를 찾기 힘든 매우 희귀한 경우였습니다.

[존 루지 / 애드버킷 아동병원 의사 : 아기 몸에 큰 덩어리가 돌출된 상태이고 이 덩어리를 제거하면 몸에 큰 구멍이 생깁니다. 이 구멍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수술 성공의) 큰 관건입니다.]

50명의 의료진이 투입됐고, 8개월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지난 8일, 수술이 시작됐습니다.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고, 그 빈자리는 등에 붙어 있던 쌍둥이 허벅지 근육으로 메우는 방식이었습니다.

수술은 6시간 만에 대성공으로 끝났고, 10여 일이 지나는 동안 도미니크의 회복세는 기대 이상입니다.

[로버트 켈로그 / 애드버킷 아동병원 의사 : 도미니크는 이제 여느 아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아기들이 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서아프리카 빈국 코트디부아르에서 태어난 도미니크가 미국으로 건너와 수술을 받기까지는 자선단체의 힘이 컸습니다.

특수 수술이 필요한 전 세계 어린이를 돕는 이 단체는 도미니크의 수술비도 전액 부담하기로 했습니다.

도미니크가 미국에 오자마자 선뜻 대리부모로 나선 이 부부도 친자식처럼 돌보고 있습니다.

[낸시 스왑 / 도미니크 임시 보호자 : 매일, 매순간, 아기의 회복을 기다리고 있을 친부모를 생각했습니다. 잠시나마 아기를 돌봤던 건 큰 영광입니다.]

도미니크는 한두 달쯤 뒤 수술부위가 완전히 아물면 친부모의 품에 돌아갈 예정입니다.

YTN 임장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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