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출발새아침] "美 중국에서 저자세 외교? 전략인지 미숙함인지 두고 봐야"

[신율의출발새아침] "美 중국에서 저자세 외교? 전략인지 미숙함인지 두고 봐야"

2017.03.21. 오전 09:5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신율의출발새아침] "美 중국에서 저자세 외교? 전략인지 미숙함인지 두고 봐야"
AD
YTN라디오(FM 94.5) [신율의 출발 새아침]

□ 방송일시 : 2017년 3월 21일(화요일)
□ 출연자 :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

- 일본은 동맹, 한국은 파트너? 당연히 차이 있어
- 틸러슨 美 장관, 한국에서만 만찬 안해... 상호간 의사소통 문제 있었을 것
- 틸러슨 美 장관, 기업가 출신이라 외교 부분 잘 몰라
- 워싱턴포스트, 틸러슨 장관 중국 방문에 쓴소리
- 美, 중국에서 저자세 외교... 전략인지 미숙함인지 두고봐야
- 우리나라 정국, 공백 상태인 것이 외교적으로 큰 타격
- 美, 강경한 대북 제제와 세컨더리 보이콧 이야기 슬슬 나와
- 美 대북 정책, 우리 이익 반영될 가능성 높아



◇ 신율 앵커(이하 신율): 꼬일 대로 꼬여 있는 동북아 정세를 풀 열쇠가 되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모았던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한중일 3국 순방이 여러 가지 논란들만 남긴 채 마무리 됐습니다. 일본은 동맹국, 한국은 파트너라고 또 언급을, 이게 차등적이란 얘기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그런 언급을 했고요. 여러 가지 얘기들이 나오는데요. 사실상 틸러슨 장관의 외교력이 과연 어느 정도인가, 이런 이야기도 지금 나오고 있습니다.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교수 연결해서 자세한 입장을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 교수(이하 김현욱): 네, 안녕하십니까.

◇ 신율: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일본 가서는 중요한 동맹국이라고 하고, 우리나라에선 파트너라고 그랬는데, 이 동맹국과 파트너가 뉘앙스 상 차이가 커요.

◆ 김현욱: 아무래도 미국 입장에선 동맹과 파트너가 조금 차이는 있죠. 지금 아시아 같은 경우엔 한미동맹, 미일동맹, 그리고 호주까지 해서 물론 필리핀도 해당될 수 있겠지만, 그런 국가들은 미국의 이익에 가장 중요한 동맹국에 해당하고, 그 다음 기타 협력을 할 수 있는 국가들이 보통 파트너 국가들이라고 얘기하거든요. 그래서 아무래도 이런 언급 내용은 당연히 차이가 있는 두 가지 개념을 명시했다고 보이네요.

◇ 신율: 조금 차이가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런데 이 만찬을 하느냐 안 하느냐도 외교상에서 중요한가요?

◆ 김현욱: 글쎄요. 만찬을 당연히 하는 걸로 인식하고 있었을 텐데요.

◇ 신율: 누가요? 우리나라가요, 미국이요?

◆ 김현욱: 양국이 다요. 보통 아주 정말 촉박한 일정이 아니고서야 당연히 만찬을 하는 걸로 알고 있고, 솔직히 일본과 중국에서도 다 만찬을 했었는데요. 그런데 또 중요한 건 상호간 의사소통 문제라든지 어떤 문제가 있었으리라 하고요. 저는 그 내용이 어떤 것이라고 들은 바는 아직 없지만요. 그런데 여기에 대해서 틸러슨 장관이 대처하는 방식에 대해서 좀 문제가 있었다고 봅니다. 이게 자기가 피곤해서 만찬을 하지 않았다고 대답하고, 그것이 한국 입장에서 안 좋게 비춰질 수도 있을 거 같아서 이렇게 얘기를 했다고 했기 때문에요. 물론 이것이 양측의 입장이 잘 안 맞아서 대충 대처를 했어야 했는데, 약간 좀 처음 외교장관, 국무장관으로 순방을 한 것이기 때문에 상당히 미숙하게 대처하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 신율: 처음 순방해서 미숙하다고 말씀하셨는데, 솔직히 원인은 더 깊은 데 있는 거 아닙니까? 이 사람은 외교 전문가 아니잖아요.

◆ 김현욱: 그러니까요, 그 문제죠.

◇ 신율: 이 사람이 비즈니스맨이지 이게 외교 쪽에 조예가 깊은 분이 아니잖아요.

◆ 김현욱: 그렇죠. 물론 엑손모빌 회사에 있었고 기업가 출신이고, 그래서 외교 부분을 잘 모르고요. 그래서 이번에 실수한 것이 이번 이 문제뿐 아니라, 예를 들어 한국과 일본의 핵 무장 허용 발언을 했다든지 기타 이런 실수들을 좀 했고요. 미국 내의 지금 국무부 위상도 상당히 안 좋습니다. 작년에 반 트럼프 서명을 국무부 직원들이 많이 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외교 비전문가 국무부 장관이 들어온 상황에서, 미국 내 외교가에서 국무부 위상도 상당히 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총체적으로 좀 틸러슨 장관이 애를 먹는 거 같습니다.

◇ 신율: 정치학 같은 경우엔 우리가 국제정치, 비교정치, 정치사상 이렇게 나누잖아요. 그렇죠? 정치사상하는 사람이 국제정치 안 가르치거든요, 대학에서.

◆ 김현욱: 하하.

◇ 신율: 그런데 하물며 사업하던 사람이 국무부 장관을 한다? 이것도 참 아주 독특한데, 틸러슨 장관이 중국 가서 사드 문제는 제대로 얘기를 안했던 모양이더라고요.

◆ 김현욱: 글쎄요. 이게 지금 미중, 그러니까 틸러슨 장관 중국 방문 이후에 어떤 얘기가 오갔냐가 기자회견에서 제대로 나오질 않았습니다. 이게 여러 가지 추측을 할 수 있겠죠. 얼마 전에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중국 가서 틸러슨이 제대로 얘기했다, 사드 관련해서 미국의 입장, 그리고 중국의 한국 보복 문제에 대해서 제대로 입장을 전달했다고는 밝혔는데요. 지금 워싱턴포스트에서도 틸러슨 장관의 중국 방문에 대해서 좀 쓴 소리를 하고 있고요. 그래서, 글쎄요. 지금 왜 틸러슨이 중국 가서 그렇게 미숙한 모습, 그리고 저자세, 상호 존중이란 말을 썼거든요. 기자회견을 할 때. 이것은 중국이 미국에 대해서 계속해서 신형대국 관계에 기반해서 서로 간의 다른 체제, 다른 이익을 존중하자는 것과도 상당히 일맥상통하는 그런 정확히 좀 중국 측이 사용을 원하는 용어인데요. 이런 용어를 써가면서 상당히 미숙한 태도를 보였다는 것, 이게 어떤 의도일까. 다음 달에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측 방문해서 상당히 온유한 입장을 일부러 보인 것인지, 아니면 미숙함을 보인 것인지는 한 번 두고 봐야 할 거 같습니다. 다음 달에요.

◇ 신율: 더군다나 중국이 북중일 3국이 뭉쳐서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맞교환하자, 이런 것까지 제기했다는 거 아니에요? 우리나라만 빠져 있고 말이에요. 이건 뭐, 말하나 마나 아닙니까? 이렇게 되면.

◆ 김현욱: 하하, 글쎄요. 지금 우리나라 정국이 공백 상태에 있는 것도 상당히 큰 역할을 하긴 하는 거 같아요. 지금 한 달 반도 안 남았는데, 한 달 반도 안 남은 상황에선 미국 입장에서도 솔직히 새로운 정부쪽에 더 무게중심을 당연히 둘 수밖에 없는 거 같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외교부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이런 국내적인 정치상황, 그리고 이걸 바라보는 미국과 중국의 시각에서 보면 아무래도 외교부의 노력이 좀 힘에 부치는 건 사실이겠죠.

◇ 신율: 그건 지금 순간이라고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미국이 어느 정도의 균형을 잡아주는 것도 참 중요할 거 같은데요. 한쪽으로는 굉장히 강경발언이 나오고, 다른 한쪽으로는 우리를 쏙 빼고 하니까요. 이러니까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외교적 일관성이 있는 건지 이런 비판이 일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건 아닙니까?

◆ 김현욱: 그런데 다음 달 초에 미중 정상회담이 어떻게 나오는지 한 번 봐야 할 거 같아요. 일요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 관련해서 회의를 했다고 하고, 계속해서 이제 북한 정책에 대한 검토가 조만간 끝나고 발표가 될 텐데요. 지금 슬슬 나오는 거 보면 틸러슨이 중국 가서 얘기를 나눴던, 중국 측이 했던 평화체제와 비핵화 교환을 위한 대화체라든지, 이런 6자회담을 하기 위해서 북중미 3자대화를 시작하자는 중국 측 얘기와는 전혀 다른 얘기, 즉 강경한 대북 제재와 이것의 중심이 되는 세컨더리 보이콧, 이런 이야기가 슬슬 나오기 시작하고 있거든요. 그게 미국의 대북 정책으로 결정된다면 아무래도 중국이, 틸러슨 방중 때 얘기했던 그런 것과는 좀 다른 정책, 역시 우리의 이익이 조금 계속해서 상당 부분 반영되는 정책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 신율: 어쨌든 외교든 정치든 가장 중요한 게 예측가능성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에 있어서 예측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우리가 이런 부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거 같단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김현욱: 네, 감사합니다.

◇ 신율: 지금까지 국립외교원의 김현욱 교수였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