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도청' 주장...이젠 나라 밖까지 '망신살'

트럼프 정부의 '도청' 주장...이젠 나라 밖까지 '망신살'

2017.03.18. 오후 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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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바마 대통령이 도청을 했다'는 주장이 사실 무근으로 드러나도 계속 말을 돌리며 승복하지 않던 트럼프 정부가 이제는 나라 밖에까지 체면을 구기게 됐습니다.

애꿎은 영국을 끌어들였다가 국제적인 망신을 당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이 전합니다.

[기자]
상원에 이어 하원까지 도청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발표했지만, 깨끗이 승복하지 않은 트럼프 정권.

급기야 외국을 끌어들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영국의 정보기관 GCHQ를 통해 트럼프 당선자의 대화록을 몰래 입수했다는 주장입니다.

[숀 스파이서 / 美 백악관 대변인 : 오바마는 영국 정보기관 GCHQ를 이용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당선자의 대화 내용이 필요했는데, GCHQ를 통해 그걸 구했던 거죠. 그러니까 미국인의 손은 하나도 거치지 않고 말이죠.]

친 트럼프 성향 폭스뉴스의 한 애널리스트의 주장을 백악관이 공식화한 셈인데, 영국은 이례적으로 즉각적이고 단호한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으며, 무시해도 된다고 논평했습니다.

[닉 로버트슨 / CNN 국제전문기자 : (영국 당국은) 이 주장이 참으로 우습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발언이 양국의 협력관계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계속되는 트럼프 정권의 억지 주장에 공화당 내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톰 콜 / 美 공화당 하원의원 : 솔직히 말해 도청 주장을 뒷받침할 확실한 근거를 못 찾는다면 (트럼프 정부가)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사과해야죠.]

결국 맥매스터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영국에 전화를 걸어 사과를 하는 굴욕을 겪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자레인지도 감시 기구가 될 수 있다며 도청 주장에 불을 지폈던 콘웨이 백악관 선임 고문이 이제는 자신의 그 말이 농담이었다며 말을 돌려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했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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