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년의 투쟁...세계 최초로 江에 '인간 지위' 부여

150년의 투쟁...세계 최초로 江에 '인간 지위' 부여

2017.03.18. 오전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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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뉴질랜드에서 원주민들이 신성시해 오던 강이 인간과 같은 법적 지위를 부여받아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결정이 나오기까지 무려 150년의 세월이 걸렸습니다.

최명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뉴질랜드 의회 방청석에 원주민인 마오리족 후손들이 모였습니다.

뉴질랜드 의회가 산이나 강을 인간처럼 받아들이는 마오리족의 신앙을 존중해 북섬 황거누이 강에 대해 인간의 지위를 부여하는 법률을 통과시키자 전통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합니다.

[마오리족 : 우리는 지난 150년 동안 협약과 관습, 외교 관행을 준수해왔고 오늘 변화를 이끌었습니다. 역사적인 날입니다.]

황거누이 강은 뉴질랜드에서 세 번째로 긴 강으로 북섬 중부지역에서 바다까지 145㎞에 걸쳐 있습니다.

마오리족은 150년 전인 1870년대부터 강과 함께해 온 부족의 전통과 관습, 관행들을 특별한 것으로 인정해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벌여왔습니다.

강 주변의 오염과 난개발로 마오리족의 삶의 터전이 위협받는 것을 우려한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관련 법안이 의회에 제출됐고, 결국 마오리족의 승리로 막을 내렸습니다.

[제임스 쇼 / 뉴질랜드 국회의원 : 신성한 이 강은 오염되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또 모욕당하지 않을 권리도 있습니다.]

이번 법안은 세계 최초로 강에 인격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앞으로 황거누이 강은 권리와 의무, 책임 등 인간과 같은 법적 지위를 누리게 되며 마오리족이 임명한 대표자 1명과 정부가 임명한 대리인 1명이 이를 대변하게 됩니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번 법안 통과로 마오리족 공동체에 630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강의 보존을 위해 238억 원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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