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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주환의 안보이야기-12] 중국은 모략(謀略)의 나라인가?
    [김주환의 안보이야기-12] 중국은 모략(謀略)의 나라인가?
    중국은 모략(謀略)의 나라다. 중국인의 사고 영역에는 '회색 지대'가 넓게 형성되어 있다. 얼핏 보면 정체성이 불분명하게 보이는 부분이다. 최근 중국 외교부의 이중적인 태도가 바로 그렇다. 지난 2월 13일 김정남 암살 이후 지금까지 중국 외교부는 ‘김정남’이라는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고 있다. 외국 기자들이 관련 사안에 대해 질문하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 반면, 사드 문제에 대해서는 매우 공세적으로 나오고 있다. 2월 27일,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사드 배치에 따른 뒷감당은 한국의 책임”이라며 보복을 시사하기도 했다.

    중국의 애매모호한 태도는 과거에도 그랬다. 지난 2010년 3월 25일, 북한에 의한 천안함 폭침 사건 발생했을 때도 중국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그러다가 한 달여가 가까워 오던 그해 4월 20일 첫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당시 중국 외교부 장위 대변인은 “중국은 한국이 천안함 사고에 대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科學, 客觀的照査)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주목하고 있으며 적절한 처리를 믿는다(相信妥善處理)”고 밝혔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라는 표현 자체가 한국 정부의 독단적 발표를 믿지 못하겠다는 의미였다. 당시 중국이 이렇게 반응한데는 내심 조사 결과의 과학성과 객관성이 드러나지 않기를 희망했기 때문이었다. 중국이 먼저 나서서 북한을 천안함 침몰의 주범으로 인정할 경우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 규탄성명은 물론 최악의 경우 제재에까지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번 김정남 암살 사건 과정에서도 그렇다. 중국은 김정남 암살 순간이 담긴 쿠알라룸푸르 공항 내 CCTV 등에 찍힌 사실이 분명히 드러나자 관영 매체인 CCTV를 통해 관련 사실을 보도했다. 물론 김정남 이라는 이름은 슬쩍 뺀 채 ‘북한 국적 남성’이라고만 보도했다. 말레이시아의 입장도 외면할 수 없고, 그렇다고 순망치한 관계라는 북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중국인의 이런 물타기식 문화는 연원이 아주 오래됐다. 중국인들이 즐겨쓰는 말 중에 ‘간풍사타(看風使舵)’라는 말이 있다. 외부의 형세를 먼저 읽고서 자신의 의견과 입장을 정한다는 의미이다. 돌아가는 기운을 보고서 일을 벌이자는 ‘견기행사(見幾行事)’라는 말도 있다. 물 흐르는 대로 자연스럽게라는 뜻을 담고 있는 ‘수파축류(隨波逐流)’도 그 축에 들어가는 말이다. 주변의 분위기나 전체를 이끄는 대세가 무엇인지 먼저 읽고 그에 보조를 맞추자는 내용이다. ‘좌산관호투’(坐山觀虎鬪)’라는 성어도 있다. 먼저 산 위에 올라 앉아 두 마리의 호랑이가 싸우는 것을 지켜보는 게 옳은 순서다. 두 마리가 서로 싸워서 한 마리가 죽으면 나머지 한 마리는 분명 기진맥진했을 것이다. 그때 나서면 두 마리 호랑이를 다 잡을 수 있다는 것이 중국인의 사고방식이다. 요즘 국제 정세를 바라보는 중국의 태도가 딱 이렇다. 그래서 중국은 모략의 나라이다.

    정치선임데스크 김주환 [kim21@ytn.co.kr]

    [김주환의 안보이야기-12] 중국은 모략(謀略)의 나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