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대역전 드라마 美 슈퍼볼 화제 만발

[취재N팩트] 대역전 드라마 美 슈퍼볼 화제 만발

2017.02.07. 오전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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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 시간 어제 열린 미국 풋볼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이 사상 첫 연장전까지 간 끝에 대역전 드라마가 펼쳐졌죠.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가 애틀랜타 팰컨스를 무려 25점 차 뒤집기 성공해 역전승을 이뤄낸 건데요, 여기서 선보인 기아차 광고가 선호도 1위를 차지하는 등 뒷얘기가 무성합니다.

워싱턴 특파원 연결해 하나하나 들어봅니다. 김희준 특파원!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 팀의 팬들이라면 정말 짜릿한 밤을 보냈을텐데요, 사상 유래 없는 대역전극이 펼쳐졌죠.

[기자]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 NRG 스타디움에서 열린 제51회 슈퍼볼에서 승리의 여신은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모두 4쿼터로 진행되는 경기 중에서, 애틀랜타 팰컨스가 2쿼터 때 첫 득점한 뒤 3쿼터 초반까지 연속 득점하며 28-3으로 승기를 잡은 듯했습니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쿼터백 톰 브래디 선수가 반격의 고삐를 쥐더니 13분 동안 25득점을 몰아쳐 경기 종료 직전 동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슈퍼볼 사상 첫 연장전까지 간 끝에 결과는 34-28, 뉴 잉글랜드는 기적 같은 대역전승을 이뤄내 슈퍼볼의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앵커]
올해 경기의 최고 스타는 단연 잉글랜드의 쿼터백, 톰 브래디죠.

슈퍼볼 최우수 선수 MVP가 됐는데 어떤 선수입니까?

[기자]
톰 브래디는 1977년생, 올해로 40살입니다.

21세기 최고의 쿼터백으로 손꼽힙니다.

2000년 뉴잉글랜드에 199위로 입단한 첫해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2001년 첫 승을 일궈낸 뒤 이번까지 무려 5번의 우승과 4번째 MVP 선정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미식 축구에서 쿼터백은 '야전사령관'에 비유되는데요, 수백 가지 전술을 모두 숙지하는 것은 물론 패스와 민첩성도 경기력도 중요합니다.

브래디는 브라질 출신 톱 모델 지젤 번천의 남편으로도 유명합니다.

[앵커]
슈퍼볼 중간 공연도 매년 큰 화제를 낳는데, 올해 레이디 가가의 공연도 정말 볼만했죠?

[기자]
'퍼포먼스의 여왕' 레이디 가가는 이번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에서도 환상적인 무대로 관객을 압도했습니다.

단 13분간의 공연이었지만 파격의 연속이었습니다.

먼저 은색 의상을 입고 등장한 레이디 가가는 'God Bless America'를 부른 뒤 와이어에 의지해서 경기장으로 다이빙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이후 히트곡 '포커 페이스'를 비롯해 5곡을 연속으로 부르며 한시도 눈을 떼지 못할 공연을 이어가면서 1억여 명 시청자를 환호하게 했습니다.

[앵커]
슈퍼볼은 가히 돈 잔치라 할 만큼 어마어마한 광고비가 투입되고, 그만큼 높은 시청률을 자랑하죠.

[기자]
미국은 물론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하는 슈퍼볼, 어제 중계 방송의 평균 시청률은 50%에 육박하며 역대 세 번째를 기록했습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은 이번 슈퍼볼의 평균 시청률이 48.8%, 결승전 두 팀의 홈인 애틀랜타와 보스턴은 각각 57%와 54.3%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슈퍼볼을 본 시청자 수는 미국 인구의 3분의 1인 1억 1,130만여 명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여기다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더해 TV와 온라인을 모두 합치면 시청자가 1억4천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 보니, 슈퍼볼의 TV 광고 단가는 30초당 최고 500만 달러, 57억 원에 이릅니다.

광고총액도 4천3백억 원에 달합니다.

올해는 특히 연장전까지 가면서 중계사인 폭스 방송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그런데 세계적인 기업들의 광고 각축장에서 기아차 광고가 선호도 1위를 차지했다구요.

[기자]
기아자동차의 슈퍼볼 광고 '영웅의 여정'이 미국 일간 USA 투데이 선호도 조사에서 1위에 등극했습니다.

이번 광고는 코미디 배우 멀리사 매카시가 자연보호를 위해 남극과 초원 등을 누비며 악전고투하는 장면을 통해, 연비가 높은 기아차 '니로'를 타면 손쉽게 자연 보호를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재미있게 표현했습니다.

USA 투데이 조사 결과 이번 슈퍼볼 광고에서 기아차는 평점 7.47로 일본 혼다와 독일 아우디 등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우리 기업이 슈퍼볼 광고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은 지난해 현대자동차에 두 번째입니다.

[앵커]
하지만 올해 광고는 유독 정치적 의미가 강했죠.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강경 반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이 담겼죠.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한시적으로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국내외의 반발에 부딪히고 있죠.

이번 슈퍼볼 광고는 이 같은 초강경 반이민 정책의 성토장이 되다시피 했습니다.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여러 인종의 남녀와 함께 "누구든, 어디에서 왔든, 우리는 하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했고요, 코카콜라도 무슬림을 비롯한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서로의 언어로 미국 국가를 부르는 예전 슈퍼볼 광고를 다시 선보였습니다.

맥주회사 버드와이저의 광고는 독일 이민자 출신인 아돌푸스 부시 공동창업자의 이야기를 통해 미국이 이민자의 나라임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기초한 반이민 정책은 슈퍼볼에서까지 반발을 산 셈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도 톰 브래디 선수를 칭찬했다는 소식도 들어와 있네요.

[기자]
트럼프 대통령, 오늘 군 통수권자가 된 뒤 처음으로 군부대를 방문했습니다.

플로리다주에서 휴가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하기 전 인근 탬파에 있는 맥딜 공군기지에 있는 중부군사령부를 찾은 건데요.

여기서 장병들과 식사를 하는 도중, 어제 경기를 봤냐, 톰 브래디가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훌륭한 일을 해냈다며 추켜세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아내 멜라니아와 함께 자신의 초호화리조트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슈퍼볼 경기를 지켜봤습니다.

관람 직후 트위터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의 놀라운 승리라면서 브래디를 '승자'로 꼽기도 했는데요.

이처럼 미국에서는 전 국민이 슈퍼볼에 열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슈퍼볼 경기 일에는 삼삼오오 각 가정이나 스포츠 바 등에 모여 경기를 지켜보며 뜨거운 열기로 하나가 되는 가히 국민적 스포츠입니다.

[앵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김희준 특파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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