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경찰 한인 살해는 두테르테 인권경시 탓"

"필리핀 경찰 한인 살해는 두테르테 인권경시 탓"

2017.01.20. 오전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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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50대 한국인 사업가가 현지 경찰관들에 의해 납치·살해된 것으로 드러나자 필리핀의 공권력 부패와 법치 실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펠림 카인 아시아지부 부지부장은 필리핀 경찰관들이 한국인 53살 지 모 씨를 경찰청사 안에서 살해한 사건은 두테르테 대통령 아래에서 법치가 무너지는 불길한 징후라고 지적했습니다.

카인 부지부장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경찰에 사실상 '살인면허'를 줌으로써 인권경시 풍조를 조장하고 부패 경찰관들이 이에 편승하면서 범죄를 저지를 여지도 키웠다고 비판했습니다.

지 씨는 지난해 10월, 필리핀 중부 관광도시 앙헬레스의 자택 근처에서 마약 관련 혐의가 있다며 가짜 압수영장을 제시한 경찰관들에 의해 납치됐고, 이 경찰관들은 지 씨를 필리핀 경찰청사로 끌고 가 살해했습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범들을 살해해도 좋다며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필리핀에서는 경찰이 마약 단속을 핑계 삼아 무고한 사람을 연행해 돈을 뜯어내는 일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필리핀의 한국 교민들 사이에서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강력범죄를 규탄하고 필리핀 관계 당국과 한국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청원 운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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