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도시를 만드는 미국의 비법

사람의 도시를 만드는 미국의 비법

2017.01.16. 오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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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먹고살만하다는 선진국 클럽, 부자클럽 OECD에 들어갔지만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 국민의 마음은 가난합니다. "도움 받을 이웃이 있냐 없냐"라는 조사를 해봤더니 OECD 38개국 가운데 끝에서 두 번째, 최하위권입니다.

삭막한 도시를 사람이 서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미국의 사례를 알아봤습니다.

[기자]
미국 애틀랜타의 한적한 일요일 아침입니다.

풋볼 경기장 청소원 로드니 잭슨 씨가 발길을 재촉하는데요.

어디로 가는 걸까요?

약물 중독자나 노숙인들이 모이는 보호소입니다.

로드니 씨는 쉬는 날이면 어김없이 이곳에 들릅니다.

[로드니 잭슨 / 자원봉사자 : 저는 5년 넘게 노숙인들에게 음식 만들어 제공하는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로드니 씨에게는 특별한 사연이 있습니다.

그 역시 한때 거리를 전전하던 노숙인이었습니다.

주변의 도움으로 새 삶을 얻은 뒤 자신도 자원봉사자로 나선 겁니다.

[로드니 잭슨 / 노숙인 출신 자원봉사자 :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제게 정말 중요한 일이 됐습니다. 이곳에서 봉사하면서부터 제가 받은 도움을 타인에게 되돌릴 기회를 얻게 됐죠.]

미국에서는 생산 가능 인구의 56%가 봉사 활동을 합니다.

선진국 클럽인 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입니다.

많은 시민이 부랑자, 극빈자, 약물 중독자 등 도시의 그늘에 있는 사람들을 돌보고 있습니다.

[데니 데이비스 / 노숙인 지원 시민단체 자원봉사자 : 먹을 것이 없고 집이 없어 어려움과 맞닥뜨린 이웃들에게 완벽한 문제 해결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들을 도와줄 수 있으니까 자원봉사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관광과 IT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입니다.

벤처투자 1위 도시답게 잘 먹고 잘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사실 이곳은 노숙인 문제도 미국에서 1, 2위를 다툽니다.

샌프란시스코 산타클라라 지역에서만 6천여 명이 거리 생활을 하는데요.
시 정부가 천문학적인 돈을 투입해도 노숙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안드레아 어턴 / 노숙인 지원 시민단체 홈퍼스트 대표 : 산타클라라에서 사람들이 노숙인이 되는 이유는 직장이 없거나 집값이 비싸기 때문이죠.]

노숙인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뭘까요?

스스로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겁니다.

직업 교육과 재사회화 프로그램으로 홀로 설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요.

자원봉사 단체들은 노숙인 고용문제도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하워드 / 노숙인 출신 자원봉사자 : 저는 정말 운이 좋아요. 도움을 받았고 이제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이 봉사 단체에서 일할 수 있게 됐어요. 저 혼자 할 수 없는 일이죠.]

미국에서 나눔과 봉사 관련 산업 종사자는 전체 민간 산업 종사자 중 10%가 넘습니다.

이웃에게 도움을 주면서 고정된 수입도 얻기 때문에 일자리에 대한 만족도도 높습니다.

[에드워드 하워드 / 노숙인 출신 자원봉사자 : 저는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아요. 그들이 겪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고요. 이 세상 모든 사람이 그 상황을 이해하고 돕는다면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봉사를 통해 희망을 나누는 미국 시민들, 삭막한 거리를 '사람의 도시'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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