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토론의 진정한 승자는 '빨간 니트 아저씨'?

2차 토론의 진정한 승자는 '빨간 니트 아저씨'?

2016.10.11. 오후 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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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미 대선 2차 토론 보신 분들, 여러분도 혹시 힐러리도, 트럼프도 아닌 방청석의 한 사람에게 자꾸 눈길이 가셨습니까?

'역사상 가장 추잡한 토론'이라는 평가를 받는 2차 토론 후, 미국인들이 의외의 인물에게 열광하고 있습니다.

시선을 사로잡는 빨간 니트, 그는 멀리서부터 눈에 띄었습니다.

적당히 벗겨진 이마에 네모난 안경, 만화책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콧수염 아저씨.

2차 토론 내내 이 뜻밖의 '신 스틸러'는 두 대통령 후보를 압도하며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과시했습니다.

토론 말미, 빨간 니트 아저씨가 품 안에서 일회용 카메라를 꺼내 플래시를 터뜨리는 순간, 미국인들은 '마침내 사랑에 빠졌다'고 말합니다.

미 대선 2차 토론 직후, 최대의 화제 인물로 떠오른 '케네스 본'입니다.

페이스북에 공식 팬 페이지가 생겼고, 켄 본을 패러디한 트위터 계정도 생겼습니다.

어느 정도 난리인지 좀 보지요.

이 사람이야말로 지금 미국이 필요로 하는 영웅이다.

실제로 케네스 본의 옷차림은 오는 핼러윈의 인기 아이템으로 등극한 것 같습니다.

급기야 생방송 뉴스에 출연한 케네스 본, 빨간 스웨터를 왜 골랐느냐는 질문에, 원래는 괜찮은 정장을 입으려 했지만, 바짓가랑이가 찢어지는 바람에 빨간 스웨터를 입고 왔다고 솔직하게 답변해 호감도는 더욱 상승했습니다.

[켄 본 / CNN 뉴스룸 인터뷰 : 어젯밤까지 제 트위터 팔로워는 7명이었어요. 그 중에 2명은 제 할머니였는데, 비밀번호를 까먹어서 계정을 하나 더 만드셨거든요. 지금은 팔로워가 수백 명이 됐습니다. 사람들이 왜 저를 좋아하는지 모르겠는데, 정치 이슈에 참여하게 했다니 기쁘네요.]

CNN은 그의 편안하고 웃음을 주는 태도가 토론에 지친 미국인들을 웃게 했다고 분석했는데요.

케네스 본은, "트럼프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클린턴의 침착한 모습에 감명받아 아직 누구를 뽑을지 모르겠다"고 하네요.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에게 "투표장에 나와 당신의 목소리를 내라"고 당부했습니다.

진흙탕 싸움 속에서 '웃음 소재'를 건져낸 미국인들, 미국의 차기 4년을 잘 헤쳐나갈 인물도 잘 골라내길 바랍니다.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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