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괴롭힘이 없었다면..." 日 새 학기 자살 급증

"집단 괴롭힘이 없었다면..." 日 새 학기 자살 급증

2016.08.29. 오후 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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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 최근 중학생 두 명이 이지메, 이른바 집단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잇따라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처럼 새 학기를 앞두고 청소년의 자살률이 크게 올라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일 아오모리 현에서 중학교 1학년 남학생이 집안에서 스스로 목메 숨졌습니다.

2학기 개학을 사흘 앞둔 날이었습니다.

공책에는 "이지메, 집단 괴롭힘이 없었다면 좀 더 살았을 텐데"라는 메모가 발견됐습니다.

엿새 뒤 역시 아오모리 현에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선로에 뛰어들어 목숨을 끊었습니다.

경찰은 두 사건 모두 집단 괴롭힘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지난 40년 동안 자살한 청소년은 무려 만8천 명에 달합니다.

집단따돌림과 학습 부담, 가족과의 불화가 주된 이유입니다.

일본에서는 특히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 청소년의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봄방학이 끝난 직후인 4월 11일, 여름방학이 끝난 직후인 9월 1일에 자살 건수가 두드러집니다.

집단따돌림을 당하던 학생이 새 학기가 시작되면 달라질 것으로 기대했다가 변함없는 현실에 낙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빈발하고 있습니다.

[중학교 2년생 : 역시 마음이 무겁습니다. 친구들과 어떻게 관계를 유지해야 할지 어렵습니다.]

이런 가운데 청소년들을 격려하려는 시도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도쿄의 한 도서관은 괴로워하는 친구를 발견했을 때 말로 전하기 어렵다면 글로 위로해보자며 메시지 카드 보내기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시마루 유지 / 도쿄 도시마구 관계자 : 괴로워하는 친구를 발견해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런 분들이 많이 이용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페이스북도 지난 6월부터 누군가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발견한 사람이 페이스북에 이 사실을 보고하면 작성자 본인에게 "당신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이 있습니다"라는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습니다.

괴로워하는 친구에게 위로 메시지를 보내자는 호소가 청소년 자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키우고 자살률을 낮추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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