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난민 소년, '카우보이' 되다

이라크 난민 소년, '카우보이' 되다

2016.08.28. 오전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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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필사적인 탈출을 감행해 마침내 안정을 찾은 난민이라면 조용한 삶을 원할 거라 생각되시죠.

그런데 호주에 정착한 10대 이라크 난민 소년은 그렇지 않은가 봅니다.

카우보이들이 솜씨를 겨루는 살벌한 로데오의 세계에 발을 들였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호주 북동부 퀸즐랜드 주의 광산도시 마운트아이자.

호주 최대 규모의 로데오 경기가 열리는 곳입니다.

카우보이 모자를 눌러쓴 앳된 10대 소년이 진지한 표정으로 경기를 관람합니다.

7년 전 가족과 함께 이라크를 탈출해 호주에 정착한 17살 난민 소년 알 하스나위입니다.

로데오 경기장에서 울타리 치는 인부로 일하던 알 하스나위는 2년 전 처음 황소 등에 타 본 순간 로데오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하이더 알 하스나위 / 17살 :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분위기가 맘에 들어요. 황소 등에 타면 기분 최고예요.]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에서 탈출한 난민들은 대부분 조용한 삶을 원하지만 알 하스나위는 달랐습니다.

[하이더 알 하스나위 / 17살 : 전쟁터와 똑같아요. 총알처럼 황소도 날 죽일 수 있죠.]

로데오를 배운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로데오를 즐기는 마음 만큼은 챔피언 못지 않습니다.

[하이더 알 하스나위 / 17살 : 생각을 많이 하면 안 돼요. 시선을 황소에 고정하고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돼요.]

알 하스나위는 카우보이가 된 자신을 보며 무슬림 난민에 대한 호주 사람들의 부정적인 편견도 없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YTN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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