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예보독점' 대신 민간에 개방..."두 마리 토끼 잡는다"

日 '예보독점' 대신 민간에 개방..."두 마리 토끼 잡는다"

2016.08.25. 오전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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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여름 유난히 더운 날씨 속에 일기 예보마저 잘 들어맞지 않으면서 기상청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데요.

일본에서는 기상청이 예보를 독점하는 대신 기상 분야를 민간에 과감하게 개방해 예보의 정확성 향상과 기상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2014년 8월 히로시마에서는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 주민 70여 명이 숨졌습니다.

시간당 130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는데도 피난 지시가 없자 집에 머물러있다가 변을 당한 겁니다.

당시 일본 기상청은 시간당 최고 40mm 비를 예보했던 터라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습니다.

섬나라인 일본은 산악 지형이 많은 데다 국토 길이가 3,000km에 달해 날씨가 변덕스럽고 지역 편차가 심합니다.

일본은 예보의 질과 다양성을 높이기 위해 지난 1993년 기상사업분야를 민간에 개방했습니다.

이곳은 세계 최대 규모의 일본의 한 민간 기상정보 회사입니다.

직원 760여 명에 한 해 매출 규모만 1,500억 원에 달합니다.

자체 기상 인공위성을 발사할 정도의 탄탄한 기술력과 자금력을 바탕으로 대형 해운회사와 항공사, 지자체 등에 맞춤형 날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위성으로 일본 열도를 2분 30초마다 한 번씩 정밀 관찰하고 있는 만큼 핀포인트 예보가 가능한 게 특징입니다.

[이노우에 스미레 / 웨더뉴스 글로벌센터장 : 다양한 고객에게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수요에 응답하기 위해 독자적인 관측 인프라 정비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리우 올림픽에서는 조류 흐름과 빠르기, 풍속을 분 단위로 분석해 일본 트라이애슬론 선수단에 제공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의 기상 예보업체는 110여 개에 달합니다.

낙뢰가 언제 어디에 떨어질지를 특화해 예보하는 업체가 있는가 하면 사과 농가만을 대상으로 기온과 강수량, 풍속을 제공하는 업체, 서핑 족을 위해 파고와 풍향을 제공하는 업체 등 서비스 내용도 천차만별입니다.

일본 정부는 기상업체 간의 경쟁을 통해 예보의 정확성을 높이고 9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기상산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는 계획입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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