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 세월을 되돌리는 유물 복원가 박리나 씨

[앵커]
독일에는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를 살려 수백 년 세월을 되돌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녀의 손을 거치면 낡고 퇴색돼버린 오래된 유물도 금세 다시 빛을 발한다고 하는데요.

유물 복원가 박리나 씨 박선영 PD가 만났습니다.

[기자]
작업실 문을 열자 마치 과거로 여행을 떠나온 것 같습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정체 모를 쇳덩이와 도자기, 낡은 시계까지.

낡고 오래돼 볼품없던 유물이지만 리나 씨의 손길을 몇 번 거치면 금세 새로운 생명이 돋아납니다.

[박리나 / 유물 복원가 : 깨졌거나 땅에서 발굴된 것을 조각조각 하나씩 보면서 역사를 다른 세대들이 기억할 수 있게끔 복원하는 것….]

파독 광부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리나 씨.

어려서부터 유독 손재주가 좋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화가를 꿈꾸던 리나 씨가 유물 복원가의 길을 걷게 된 건 세월이 지나면서 아스라이 사라지는 역사를 보존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박리나 / 유물 복원가 : 꼼꼼해야죠. 그리고 인내심도 있어야 하고, 손재주요. 손으로 작품을 만지고 하니까요. 그리고 역사적인 과거를 알아야 해요.]

유물 복원가로서 한국인 특유의 손재주와 끈질긴 인내심은 리나 씨의 가장 큰 무기이자 강점입니다.

[베네딕트 그로세 호베스트 / 역사 미술 박사 : 리나는 '이 정도면 됐다' 그래도 본인이 마음에 들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끈질기게 해냅니다.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합니다. 만족할 때까지 절대 멈추지 않죠.]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주말마다 한글 학교에 나가 우리 말을 공부한 리나 씨.

얼마 전에는 한국의 역사가 스며있는 부여와 강진으로 역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박리나 / 유물 복원가 : 한국은 복원을 어떻게 하는지 대화하면서 같이 배워가면서 한국 역사를 배우고 싶어요.]

한국의 소중한 역사가 오랜 후세까지 전해지도록 언젠가는 한국의 유물 복원에도 앞장설 계획입니다.

YTN 월드 박선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