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하지 않아 질책받았지만, 이 아이를 사랑합니다"

"낙태하지 않아 질책받았지만, 이 아이를 사랑합니다"

2016.07.30. 오전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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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카 바이러스로 인해 소두증 아기를 출산한 엄마들.

아기 건강만 신경 쓰기도 벅찰 텐데요.

사회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이중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사연을 홍상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엄마가 생후 6개월 된 딸을 안고 찬송가를 불러주며 눈물을 흘립니다.

아기는 지카 바이러스로 인해 소두증을 안고 태어났습니다.

[마리아 루이자 / 소두증 아기 엄마 : 상황이 슬픈 거지 아기 때문에 우는 건 아니에요. 아기는 절 행복하게 해 줘요.]

남편은 소두증 아기가 태어나자 집을 나갔고 친척들은 낙태하지 않은 엄마를 질책했습니다.

아직 어린 첫째 딸은 남들과 다른 동생을 낯설어합니다.

머리가 유난히 작은 딸을 보고 숙덕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외출도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어디 하나 마음 붙일 곳 없던 엄마는 소두증 아기 엄마 모임에 나가면서 비로소 심리적 안정을 찾았습니다.

이른바 '지카 베이비'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은 이곳에서 서로에게 의지합니다.

[로지클라우디아 소사 / 소두증 아기 엄마 : 처음 아기가 소두증인 걸 알았을 때 저만 겪는 고통인 줄 알았어요.]

당사자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는 같은 아픔을 겪고 있는 엄마들은 가족보다 더 가깝게 지냅니다.

이들은 아기의 장애보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더 고통스럽다고 입을 모읍니다.

[로지클라우디아 소사 / 소두증 아기 엄마 : 사람들이 제 아이의 작은 머리를 보고 소두증이냐고 물어본 다음에 뒤에서 수군거려요.]

소두증 아기 역시 남들처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똑같은 자식이라고 강조하는 엄마들.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나갈 사회에서 배척되지 않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YTN 홍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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