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전당대회 흥행 이끈 '찬조 연설'

美 대선 전당대회 흥행 이끈 '찬조 연설'

2016.07.29. 오후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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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 미 민주당 대선후보 : 우린 오늘 새로운 장을 연 겁니다. 세계가 우리가 뭘 하는지 지켜보고 있죠. 미국의 운명은 우리가 선택한 우리의 것입니다. 저를 지지하는 국민 여러분, 함께 더 강해집시다.]

[도널드 트럼프 / 미 공화당 대선후보 : 우리의 적(힐러리 측)과 우리 계획의 가장 큰 차별점은 미국이 최우선이란 겁니다. 글로벌리즘이 아니라 아메리카니즘이 우리 신조가 될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이 미국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됐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통해 후보를 확정 지었는데요.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사람.

그래서인지 전당대회에서 찬조 연설에 나선 지지자들의 성향 역시 참 달랐습니다.

[버락 오바마 / 미국 대통령 : 그 어떤 남성이나 여성도, 저나 빌 클린턴도 힐러리만큼 대통령 자격을 갖춘 사람은 없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습니다.]

연설의 대가로 불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전당대회에서 찬조 연설에 나서며 힐러리에게 힘을 실어줬습니다.

연설이 끝난 후에는 힐러리가 깜짝 등장해 포옹을 나눴습니다.

깜짝 등장하면 트럼프가 먼저였죠.

관행을 깨고 전당대회 첫날부터 파격적으로 등장하며 찬조 연설에 나선 부인 멜라니아를 소개했습니다.

[멜라니아 트럼프 / 부인 : 어릴 적부터 저의 부모들은 많은 가치를 가르쳐주셨습니다. '삶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라' '네 말이 곧 네 굴레이니 말한 대로 하라' '위엄과 존경심을 갖고 사람들을 대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야심차게 선보였던 멜라니아의 연설은 미셸 오바마의 이전 연설을 표절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민주당의 전당대회 첫째 날에는 트럼프 부인의 표절 논란의 당사자인,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연단에 섰습니다.

[미셸 오바마 / 오바마 미 대통령 부인 : 매일 아침 노예들이 지은 집에서 눈을 "면 아름답고 지적인 젊은 흑인 여성으로 자란 두 딸이 보입니다. 힐러리 클린턴 덕분에 이제 저의 딸들과 모든 우리 딸들과 아들들도 여성이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됐습니다.]

15분 내외의 짤막한 그녀의 연설 내용에 대해, LA 타임즈는 "비평가들을 감동시키고 지지자들이 눈물을 흘리게 한 우아함"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빌 클린턴 / 전 미국 대통령 : 그녀는 풍성한 금발 머리와 커다란 안경, 화장 안 한 얼굴로 절 끌어당기는 힘과 침착함을 풍기고 있었어요.]

트럼프와 힐러리의 가족들 대결 역시 눈길을 끌었습니다.

힐러리 남편이자, 전직 대통령인 빌 클린턴은 마치 러브레터를 연상시키는 연설로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 냈는데요.

자신의 성 스캔들을 의식한 듯, "힐러리는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라며 언급한 것도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반카 트럼프 / 장녀 : 우리 아버지는 재능을 중시합니다. 진정한 지식과 기술을 간파해내죠. 그는 인종과 성에 있어서 중립적입니다.]

공화당 전당대회는 트럼프의 가족 행사를 연상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부인 멜라니아에 이어, 두 명의 아들과 두 명의 딸이 차례로 모두 마이크를 잡았습니다.

특히, 장녀인 이반카 트럼프는 특출난 외모에다 트럼프와 다른 분위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요.

트럼프의 '비밀병기'로 불리는 만큼 공화당 전당대회를 빛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가족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은 힐러리와 트럼프.

그러나 경선 경쟁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었습니다.

[버니 샌더스 / 버몬트주 상원의원 : 그녀의 신념과 리더십에 근거해 힐러리 클린턴은 반드시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힐러리와 끝까지 경합을 펼쳤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깨끗하게 승복하며 힐러리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당의 화합을 강조한 그의 연설을 들은 샌더스 지지자들이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테드 크루즈 / 상원의원 : 양심에 따라 말하고 투표하십시오. 우리의 자유를 지켜줄 것으로 믿는 후보에게 투표하십시오.]

그러나, 트럼프와 경쟁을 벌였던 테드 크루즈는 찬조 연설에 나서면서도 끝까지 트럼프 지지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다음 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 때문에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여러 이슈가 주목을 받으면서, 흥행에 있어서 비교적 성공한 것 같습니다.

그런 영향 때문인지, 전당대회를 전후로 힐러리와 트럼프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 하고 있는데요.

아웃사이더 트럼프냐 미국 최초 여성 대통령의 탄생이냐.

트럼프와 힐러리, 과연 누가 미국 대선의 영광을 거머쥘까요?

이제부터 본 게임이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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