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개의 방·화장실 실크 벽지...터키판 '아방궁'

천 개의 방·화장실 실크 벽지...터키판 '아방궁'

2016.07.23. 오전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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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쿠데타 발생 당시, 대통령궁 바로 앞 상황이 담긴 영상입니다.

큰 폭발과 함께 시민들이 우왕좌왕 도망가는 모습이죠.

이번에는 대통령궁 건물입니다.

총탄이 마구 날아들고, 경찰차가 투입되자 헬리콥터가 집중사격합니다.

탱크가 대통령 지지자들을 그대로 뚫고 대통령궁으로 돌진하는 아찔한 모습도 잡혔습니다.

이 영상들은 현지 시각으로 어제,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측과 친정부 언론사가 일제히 공개했습니다.

쿠데타 비난 여론을 끌어모으고 숙청 작업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서였겠죠.

그런데 대통령궁이 공격받는 이 영상, 반군의 과격성과 함께 에르도안 대통령의 호화 생활에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포화 속이 아닌, 평상시의 대통령궁 화면을 봐야겠는데요.

과거 미국 CNN 방송분을 잠깐 보시죠.

[CNN : 대통령궁에는 1,024개의 사무실을 포함한 1,150개 이상의 방이 있습니다. 궁을 짓는데 공식적으로만 3억3천만 달러(3,760억 원) 들었습니다.]

대통령궁은 오스만왕조 스타일을 모티브로 호화롭게 지어졌습니다.

회화와 캘리그라피가 전시된 갤러리, 장서 수백만 권을 갖춘 도서관이 있고요.

미디어룸의 모습인데요, 국내외 언론이 내보내는 터키 정부 관련 기사를 실시간으로 모니터하고 있습니다.

오늘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의 분석인데 자세히 보겠습니다.

실제 궁궐 공사비는 5억 파운드, 우리 돈으로 계산하면 7,520억 원입니다.

앞서 방이 천 개가 넘는다고 말씀드렸는데, 방문 한 짝 가격만 우리 돈 5천4백만 원이고요.

바닥 카펫에 105억 원 이상 들었습니다.

심지어 화장실 벽에는 한 롤에 3백만 원짜리 실크 벽지를 발랐다고 합니다.

영부인 에민 에르도안 여사의 호화 생활도 새삼 주목받고 있습니다.

데일리메일은 에민 여사를 제트셋과 쇼퍼홀릭이라는 단어로 묘사했는데요.

제트셋,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누비는 부유층을 가리킵니다.

쇼퍼홀릭은 말 그대로 쇼핑중독자라는 의미인데 어느 정도냐 하면요,

지난해 10월 에르도안 대통령이 벨기에에서 열린 EU 집행위원회에 참석해 난민 대책을 논의할 당시 에민 여사는 브뤼셀 루이제 거리에서 상점 문을 닫게 하고 나홀로 쇼핑을 즐겼다고 합니다.

골동품에도 관심이 많은데, 이달 초 에르도안 대통령이 폴란드 바르샤바에 출장 갔을 때도 에민 여사는 골동품 3만 7천 파운드, 5천6백만 원 어치를 사들였다고 하네요.

왕도 아닌 대통령이 도대체 어떻게 이런 초호화 생활을 하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에르도안 대통령의 재산은 1억 3천9백만 파운드, 우리 돈 2천억 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연봉이 646억 원에 달하는데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에르도안을 전 세계 정치인 연봉 1위로 분석하고 있고요.

월급 이외에도 주식과 부동산 투자, 축구팀, 레스토랑 소유권으로 재산을 모으고 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 부부의 초호화 생활은 그가 독실한 무슬림으로 신정일치를 추진해온 인물이기에 더욱 뜨악하게 다가옵니다.

이슬람 율법은 무엇보다 절제와 검소를 강조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14년 철권통치가 가져다준 부와 권력이 정말 터키 국민을 위해 쓰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나연수 [ysn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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