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나비효과'‥ 세계 질서 '균열'

브렉시트 '나비효과'‥ 세계 질서 '균열'

2016.07.02. 오전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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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국의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가 몰고 올 파장이 어디까지일지 세계의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습니다.

자유무역과 다자간 안보동맹으로 구성된 2차대전 이후의 세계질서에 근본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송태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영국의 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 결정이 내려지자 영국의 젊은이들은 분노했습니다.

EU 회원국으로서 누리던 역내 이주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브렉시트 반대 시위 / 런던 트라팔가 광장 (6월28일) : 우리는 EU를 사랑한다. 우리는 EU를 사랑한다.]

2차대전의 참상을 딛고 역내 안정과 번영을 도모하기 위해 유럽은 그동안 대통합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NATO)의 안보 우산 아래서 단일시장과 단일통화 체제를 구축했지만 통합의 마지막 단계인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에서 길이 막혔습니다.

옛 식민지 분쟁지역에서 난민까지 몰려들면서 영국 보수층이 통합에 등을 돌렸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 영국 총리(6월5일 방송 대담) : 이주민 복지 제한 등 이민을 통제할 필요가 있지만, 단일시장에서 나와 경제를 망치는 건 미친 짓입니다.]

멕시코 국경에 담을 쌓겠다는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가 된 미국에서도 이런 현상은 마찬가지입니다.

트럼프는 환태평양 경제동반자협정 TPP와 한미 FTA까지 부정하고 나서면서 아예 자유무역의 틀을 깰 기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6월28일 선거유세) : 일자리를 없애는 한미FTA를 체결한 사람이 힐러리입니다. 이 협정으로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가 2배 늘었고 일자리도 거의 10만 개나 사라졌습니다.]

냉전 이후 유일한 초강대국으로 군림해온 미국이 경제적 이익으로 동맹국들을 압박하면서 세계질서 유지의 또 다른 축인 다자간 군사동맹에도 균열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방과 대척점에 서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접근 속도는 한층 빨라졌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 러시아 대통령 (6월24일 상하이 협력기구 회의) : 러시아, 중국, 몽골을 잇는 경제 회랑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개발됐습니다. 30개 대규모 투자 계획을 통해 접경 국가들 사이의 결속을 다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6월26일 베이징 정상회담) :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문은 풍성한 결실을 맺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간의 전반적인 전략 동반자 관계에 새로운 동력과 활기를 불어넣었습니다.]

냉전 종식 이후 불거진 민족분쟁과 일상화된 테러의 공포 속에서 자유무역과 다자간 안보체제로 구성된 전후의 세계 질서가 변화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YTN 송태엽[tayso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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