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왜 IS 표적 되고 있나...'소프트 테러' 공포 확산

터키, 왜 IS 표적 되고 있나...'소프트 테러' 공포 확산

2016.06.30. 오전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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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 내 3위 규모 공항인 터키 이스탄불 국제공항이 테러 공격에 무방비로 뚫리면서 이른바 '소프트 타깃' 테러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습니다.

40명 넘게 희생된 테러의 배후로 IS가 지목됐는데, 유럽과 중동을 잇는 터키가 왜 잇따른 테러 표적이 되고 있는지, 국제부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조수현 기자!

최근 발생한 올랜도 클럽 총기난사처럼 이번 사건 역시 '소프트 테러'의 성격을 띄고 있는데, 어떤 특징들이 있었는지 살펴볼까요?

[기자]
'소프트 타깃' 테러란 정부 기관이나 군 시설이 아니라 평범한 시민들,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테러를 말합니다.

대중교통 시설이나 공연장 같은 대중적 장소를 노려 단시간에 많은 인명피해를 내고 테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데요.

이번 테러가 발생한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도 유럽과 중동의 대표적인 허브 공항으로, 국제선 환승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라 피해가 더욱 컸습니다.

테러범 3명의 총격과 자살 폭탄 공격에 42명이 숨지고 240명이 다치는 참사로 기록됐는데요.

폭탄을 장착한 테러범들이 큰 어려움 없이 대형 공항의 보안 시스템도 뚫으면서, 사전 대응이 힘든 '소프트 테러'가 언제,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를 키우고 있습니다.

[앵커]
여러 정황상 IS의 소행으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수사 당국은 이번 테러가 IS가 벌여온 최근 테러들과 수법이 비슷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 테러, 그리고 올해 3월 브뤼셀 공항 테러를 꼽을 수 있는데요.

공항 건물로 진입해 총기를 난사한 뒤 자폭하는 것까지, 브뤼셀 테러를 그대로 재연했습니다.

여기에 IS가 자칭 '건국 2주년'을 앞두고 국제사회에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데 목적이 있었다는 관측이 크고요.

IS가 지난 1월과 3월, 이스탄불 도심에서 두 차례 테러를 벌이는 등 최근 이스탄불을 테러 무대로 삼아온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앵커]
방금 말씀하신 대로 IS가 올해 들어 이스탄불에서 테러 공격을 벌인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닌데, 터키가 왜 이렇게 IS의 잇따른 테러 표적이 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우선 지정학적으로 보면 터키는 유럽과 중동에 걸쳐 있습니다.

다시 말해 IS가 세력을 확장해온 시리아와 이라크, 그리고 테러 표적으로 삼아온 유럽 국가들 사이에 위치해 있다는 건데요.

그래서 IS 가담을 위한 주요 통로로도 사용돼왔고, IS가 공격을 계획하기도 비교적 수월한 여건을 갖추고 습니다.

최근 터키에서 IS의 테러가 부쩍 늘어난 데는 터키가 시리아 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터키 정부가 시리아에 전투기를 보내 IS를 공습하고 지상군 투입까지 거론되면서, 가뜩이나 국제연합군 공격에 밀리고 있는 IS를 자극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국제연합군을 이끌고 있는 미국도 이번 사건을 주시하고 있는데, 특히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요?

[기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번 터키 공항 테러를 계기로 테러 세력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다시 한 번 강조했고요.

존 브레넌 미 중앙정보국, CIA 국장은 IS가 미국 내에서도 비슷한 대규모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IS가 최근 수도 워싱턴DC와 뉴욕 등 미국의 대형 도시를 공격할 수 있다고 위협하는 영상을 공개한 뒤로 미국 정보 당국은 IS의 동향을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이런 맥락에서, 미국은 테러 방지를 위해 외국인 비자 신청자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조사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오가는 여행자들이 전자비자 신청 때 자신의 SNS 계정을 기재하도록 하겠다는 건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38개 비자면제국 국민이 그 대상이 됩니다.

의무 사항은 아니고, 테러 세력 차단이라는 명분이 있긴 하지만요, 이 규정이 확정될 경우 사생활 침해 논란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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