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도 영국에서 독립"...분열되는 영국

"런던도 영국에서 독립"...분열되는 영국

2016.06.26.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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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스스로 유럽연합 탈퇴를 결정한 영국인들 사이에서는 후회와 함께 재투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을 비롯해 영국 수도 런던에서까지 EU 잔류를 위해 영국에서 분리 독립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정재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가 무슨 일을 한 건지 모르겠다'

유럽연합 탈퇴 결정 뒤 영국인들 사이에 유행처럼 나돌고 있는 문구입니다.

SNS에는 지난 투표를 후회하는 목소리와 함께 재투표를 요구하는 의견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 홈페이지에는 EU 탈퇴 결정 뒤 재투표를 요구하는 청원 서명자 수백만 명이 몰리면서 한때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습니다.

EU 잔류 의견이 우세했던 런던에서는 아예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는 청원 운동도 시작됐습니다.

[사디크 칸 / 런던 시장 : 런던 시민의 60%가 EU 잔류에 투표했습니다. EU 탈퇴를 결정한 이 나라에 정말 실망했습니다. 영국은 분열됐습니다.]

더욱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분리 독립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국 연방에 속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이미 예고한 대로 독립 투표 재추진 문제를 본격적으로 검토할 것임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또 다른 영국 연방 북아일랜드에서도 95년 전 분리된 EU 회원국 아일랜드와 재통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북아일랜드 주민 : 가족이 국경 너머에 살고 있는데 세관 통과 등 모든 과정이 엄청나게 번거로워 질 겁니다. 폭동이나 이런 것도 다시 일어나겠죠.]

[북아일랜드 주민 : 투표해야 합니다. 다시 새로운 국경이 생기는 건 볼 수 없어요. 절대 안 됩니다.]

재투표 청원 서명자가 10만 명을 넘으면서 영국 의회에서는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청원에 대해 특별한 조처를 취하도록 하는 법 규정이 없고, 소급 입법도 불가능해 재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EU 탈퇴'라는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가운데 영국은 국민투표 이전보다 더욱 복잡한 분열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고 있습니다.

YTN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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