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대만 잡으면 헐크...'도로 위의 분노'

운전대만 잡으면 헐크...'도로 위의 분노'

2016.06.01. 오전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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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평소에는 너그러운 성격인데, 운전대만 잡으면 '복수의 화신'이 되는 사람들 많죠.

교통법규를 잘 지킨다는 미국에서도 이런 사람들이 적지 않은 데요, 폭력으로 그치지 않고 목숨을 뺏는 일도 종종 있습니다.

LA 김기봉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두 남녀가 타고 있는 오토바이를 승용차 한 대가 그대로 뭉개고 지나갑니다.

두 사람은 길에 나뒹굴고, 오토바이는 크게 부서졌습니다.

목숨까지 위협한 이 보복운전도 서로 먼저 가겠다며 '찰나의 양보'를 하지 않은 사소한 발단이었습니다.

[아베 가르시아 / 사건 목격자 : 상황이 심상찮아서 뭔가 일이 생길 것 같았어요. 순간적으로 사람들이 미치는 일이 언제 어디서나 생기는 것 같아요.]

도로 위의 난투극도 드물지 않습니다.

치솟는 분노는 남녀를 가리지 않습니다.

특히 오토바이의 고속도로 주행이 허용되는 미국에서는 오토바이와 차량 운전자의 다툼이 잦습니다.

화가 난 SUV 운전자가 오토바이를 치고 달아나자 수십 명이 수십 킬로미터를 쫓아가 승용차 운전자를 흉기로 폭행한 일도 있습니다.

'로드 레이지', 도로 위의 분노라는 말까지 만들어진 보복 운전의 폐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상대 차량에 총을 쏴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살해하는 경우도 종종 나옵니다.

[총격 가해자 부인 / 신고전화 음성 :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여러 발을 쐈습니다. 상대 운전자가 남편에게 덤비려 했습니다.]

까다로운 교통 법규는 잘 지키면서도 다른 운전자의 작은 행동 하나에는 불같이 분노하는 '로드 레이지'

암행 순찰 등 단속이 강화되고 있지만 '타오르는 분노'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LA에서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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