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 빠진 3살 꼬마 구하려 멸종위기 고릴라 사살

우리에 빠진 3살 꼬마 구하려 멸종위기 고릴라 사살

2016.05.30. 오후 9:5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미국의 한 동물원에서 우리 안에 빠진 3살 어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멸종 위기의 고릴라 한 마리가 사살됐습니다.

그런데 고릴라 사살을 놓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조수현 기자입니다.

[기자]
우리 안에 떨어진 3살 꼬마를 덩치 큰 수컷 고릴라가 마주 보고 있습니다.

이내 고릴라는 꼬마의 팔을 잡고 거칠게 물속을 끌고 다닙니다.

10분 넘게 꼬마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이 이어지자 동물원 측은 고릴라를 사살했습니다.

사살된 고릴라는 17살짜리 롤런드 고릴라인 '하람비'입니다.

전 세계 300∼400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 종입니다.

동물원 측은 고릴라의 덩치가 커 안정제 주사로 진정시킬 수 없어 사살했다고 밝혔습니다.

[테인 메이나드 / 신시내티 동물원장 : 어렵지만 옳은 판단이었습니다.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었는데 아이를 구해냈으니까요. 가볍게 내린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과잉 대응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안 레드몬드 / 영국 생물학자·영장류 전문가 : 고릴라가 호기심에 그렇게 행동한 모양인데 사람들의 소리에 더욱 스트레스받았을 것 같아요. 총으로 대처하는 것 보다 그 상황을 진정시키는 다른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요.]

특히 '하람비'가 멸종위기종이었던 만큼, 동물원 측이 더 신중하게 대처했어야 했다는 겁니다.

또 꼬마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부모에게도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1일에는 칠레 산티아고의 한 동물원에서 20대 청년이 자살을 기도하며 사자 우리에 들어가 동물원 측이 청년을 구하기 위해 사자 2마리를 사살했습니다.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