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원'에 중독 무릅쓰고 담배 농사짓는 아이들

'천 원'에 중독 무릅쓰고 담배 농사짓는 아이들

2016.05.26. 오전 0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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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도네시아 어린이들이 니코틴 중독을 무릅쓰고 담배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는 국제적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하루에 천 원가량을 받는데 무려 150만 명의 어린이가 농업에 동원된다는 집계가 나왔습니다.

신웅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참 뛰어놀아야 할 13살 소녀가 힘겹게 담배 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시디 미리암 / 13살 인도네시아 소녀 : 어지럽고 아프고 구역질이 납니다.]

'담뱃잎 농부 병'이라는 니코틴 중독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담배 수확 과정에서 잎담배에 함유된 니코틴이 피부를 통해 흡수되면서 어지럼증과 구토 등이 나타나는 겁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는 인도네시아에 있는 50만 곳의 담배농장 상당수에서 아동노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마거릿 뷔르트 / 휴먼 라이츠 워치 연구원 : 이 작업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위험한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렇게 온종일 일하고 아이들이 받는 임금은 우리 돈으로 천원 안팎.

인도네시아에서는 법적으로 15살 미만 아동은 고용할 수 없지만 있으나 마나 한 규정입니다.

인구 2억5천만 명의 인도네시아에서 지난해 19조 원어치의 담배가 팔렸습니다.

생산된 담배의 25%는 필립모리스 같은 글로벌 업체에 팔려 나가지만 아동노동 여부는 따지지 않습니다.

[수라디 / 담배 농사꾼 : 업자들은 담배농사에 아이들을 고용하는지 누가 담배를 썰어 내는지 묻지 않습니다.]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담배 생산 등 인도네시아 농업에 종사하는 아동은 150만 명에 이릅니다.

인권단체들은 글로벌 담배업체의 제품을 사는 것은 결국 부조리를 조장하는 행위라며 아동노동을 즉각 금지하라고 촉구했습니다.

YTN 신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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