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정상, 日 보수 성지 '이세 신궁' 참배 논란

G7 정상, 日 보수 성지 '이세 신궁' 참배 논란

2016.05.25. 오후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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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내일부터 이틀간 일본에서 열리는 G7,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각국 정상들이 일본 보수의 성지로 불리는 이세 신궁을 참배할 것으로 보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G7 정상들의 이세 신궁 방문을 보수 세력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한 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쿄에서 최명신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이세 신궁은 도쿄의 메이지 신궁, 오이타의 우사 신궁과 함께 일본 3대 신궁 가운데 하나로 꼽힙니다.

일본 왕실의 조상신을 제사 지내는 곳으로 과거 제정일치와 국체 원리주의의 총본산 역할을 했습니다.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와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일본 보수 우익은 이곳을 성지로 여기며 신성시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매년 새해 업무를 시작하기 전 각료들과 함께 이세 신궁을 참배하고 있습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올해 1월 3일) : G7의 무대인 이세시마에는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이세 신궁이 있습니다. 이곳이야말로 일본의 고향입니다.]

특히 지난 2013년에는 20년 마다 새로운 궁을 짓고 이사하는 행사인 '식년천궁'에 현직 총리로는 84년 만에 참석해 정교분리 원칙을 어겼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아베 총리는 G7 정상들을 이세 신궁 내 미카키우치로 안내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 측은 고개를 두 번 숙여 절하고 두 번 박수를 치는 전통 참배 방식을 요구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미카키우치 참배가 일반 참배와 구별되는 특별 참배로 불리는 만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아베 총리가 G7 정상들의 이세 신궁 참배를 유도한 데는 자신의 지지층인 보수 세력의 지지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또 오바마 미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과 G7의 성공적인 개최를 외교적 성과로 치장함으로써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지지 기반을 확대하려는 노림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도쿄에서 YTN 최명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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