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등반길 열리자마자...4일간 4명 사망

에베레스트 등반길 열리자마자...4일간 4명 사망

2016.05.25. 오후 12: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에서 나흘간 4명이 숨지는 등 등반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2년 만에 에베레스트 입산이 재개되면서 많은 등산객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부족한 경험과 열악한 장비 등이 맞물리면서 사고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국제부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조수현 기자!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는 건 전 세계 많은 산악인의 꿈인데, 이런 꿈을 안고 등반에 나섰다가 숨지는 사고가 최근 속출하고 있군요?

[기자]
에베레스트 등반 성수기는 통상 3월부터 5월까지입니다.

그런데 2014년 눈사태와 지난해 4월 네팔 대지진 등의 여파로 사실상 등반이 금지됐다가 지난 11일 네팔 정부가 입산 재개를 발표했는데요.

등반길이 열리자마자 사고 소식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 19일 에베레스트 정상 부근에서 현지 가이드가 등산로를 손보던 중 숨진 데 이어, 하루 뒤에는 네덜란드 철인3종 경기 선수 출신 에릭 아널드가 하산 도중 사망했습니다.

아널드는 어릴 적 꿈을 이루기 위해 다섯 차례 시도 끝에 정상을 밟았는데, 심장마비를 일으켜 서른여섯에 참변을 당했습니다.

이후 30대 호주 여성과 40대 인도 남성도 각각 하루 간격으로 고산병 증세를 호소하다 숨을 거두는 등 나흘간 4명이 에베레스트에서 목숨을 잃었습니다.

숨진 호주 여성은 채식주의자로, 채식주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바꾸기 위해 남편과 에베레스트 정상 정복에 나섰던 사연이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앵커]
등반 성수기인 데다 2년 만에 에베레스트 등반길이 열리면서 사고도 속출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분석할 수 있을까요?

[기자]
지난 11일 이후 현재까지 3백여 명이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습니다.

이렇게 그동안 미뤄왔던 꿈을 실현하는 경우도 잇따르고 있지만, 전문 산악인뿐 아니라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도 몰리다 보니, 상대적으로 사고 위험도 더욱 크다는 지적입니다.

인도 산악인의 얘기 들어보겠습니다.

[라트네시 판데이 / 인도 산악인 : 모든 이들이 명예와 유명세를 위해 정상 정복에 도전해요.자신들의 건강이나 등반 경험을 고려하지 않고 말입니다.]

해발 8천여 미터의 고지대 환경에 오래 노출되면 산소 부족이나 체온, 체력 저하 등을 겪어 고산병으로 숨질 위험이 크고요.

장비를 충분히 준비하지 않거나 미숙한 가이드와 등반하는 경우도 사고로 이어지기 십상입니다.

때문에 최근 잇따른 사망 사고가 사전에 더욱 철저한 준비 과정을 거쳤다면 예방할 수 있었던 인재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여기에,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위해 네팔 당국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1인당 우리 돈 1,300만 원 정도로 알려져 그만큼 안전에 투자할 여지가 줄어드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됩니다.

6월을 앞두고 등반 시즌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는데, 무리한 시도는 자제하고 잘 정비된 업체와 숙련된 가이드와 동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