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가축 섞은 '키메라 배아'...논란 확산

인간-가축 섞은 '키메라 배아'...논란 확산

2016.05.24. 오후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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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 일부를 가축의 몸 안에서 만들어, 인간에 이식 가능한 장기를 만들려는 연구가 미국에서 진행돼, 거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키메라'는 서로 다른 종끼리의 결합으로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내는 유전학적인 기술을 말합니다.

감자와 토마토를 접목시킨 '포마토' 등이 이에 해당하는데요.

키메라는 그리스 신화에도 등장합니다. 켄타우로스는 사람처럼 영리하면서 말처럼 빨리 달리고, 미노타우로스는 사람의 팔다리를 가진 동시에 황소처럼 힘이 세죠.

미국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학의 파블로 로스 교수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는 췌장을 만드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실험 대상이 된 동물 배아에서 췌장을 형성하는 유전자 부위를 제거한 후, 인간의 줄기세포를 주입해 인간과 가축의 유전형질이 뒤섞인 배아를 만들고, 이를 가축의 자궁에 넣어 키운다는 겁니다.

다른 동물의 자궁에 이식된 배아는 장기 기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희망이 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미국의 3개 연구기관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진행한 약 20건의 키메라 실험은 아직 그 결과가 확실치 않을뿐더러, 윤리적 문제도 안고 있어 반론도 만만찮습니다.

인간 줄기세포의 영향으로 가축이 인간과 같은 인지능력을 얻게 되는 일이 생기거나, 인간과 가축의 유전자가 마구 뒤섞인 '가축으로부터 태어난 인간'을 낳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지난해 9월 미국 국립보건원은 과학이나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세한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키메라 기술 관련 연구에 대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상황입니다. 누리꾼들의 반응 살펴볼까요?

"꼭 성공해서 당뇨 환자들에 희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는 의견도 있었지만요.

"자연의 섭리를 어긋나는 일입니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네요", "어찌 됐든 키메라도 생명이라는 걸 알아줬으면…. 이건 생명윤리에 관한 문제"라며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의료 과학 기술의 진보는 환영할만한 일이지만, 그 이면에서 제기되는 부작용이나 윤리적 문제는 좀 더 논의해 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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