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억류 2년' 케네스 배, "온종일 중노동 시달렸다"

'北 억류 2년' 케네스 배, "온종일 중노동 시달렸다"

2016.05.03. 오전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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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 735일 동안 억류됐다가 지난 2014년 말 풀려났던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씨가 텔레비전에 나와 2년간의 억류 생활을 소개했습니다.

배 씨는 중노동과 언어폭력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자신의 석방을 위해 힘써 준 미국 정부와 가족 친지들에게 감사하는 마음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케네스 배 씨는 지난 2012년 11월 3일 북한을 방문했다가 반공화국 적대 범죄 행위 혐의로 체포됐고, 재판에서 노동 교화형 15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노동교화소에 수용된 배 씨는 온종일 중노동에 시달렸다고 밝혔습니다.

[케네스 배 /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 아침 8시부터 저녁 6시까지 한 주에 6일 동안, 돌을 나르고, 석탄을 캐는 중노동을 했는데, 육체적으로 힘들었습니다.]

배 씨는 특히 언어폭력에도 시달렸다면서 15년 동안 수감 생활을 할 것이라는 협박을 받았다고 소개했습니다.

[케네스 배 /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 미국 정부와 국민은 당신을 잊어버렸고, 조기에 귀국할 수 없고, 15년 뒤에 60세가 돼서야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배 씨는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수감 생활에 익숙해졌다면서 자신의 석방이 이뤄질 것이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CNN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해 잘못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해서 논란을 일으켰던 전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에 대해서도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않고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케네스 배 /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 : 데니스 로드먼에 대해서도 저의 석방에 촉매제 역할, 국제적 관심을 촉발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든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미국인 중에는 북미 대화의 물꼬를 여는 계기를 마련해준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 2009년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하고 억류 중이던 미국인 기자 2명을 미국으로 데려온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북미 관계가 꾸준히 악화하면서 2014년 11월 배씨 석방 이후에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이 북미관계 변화에 영향을 미친 사례는 사실상 없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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