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위에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

이란 대통령 위에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

2016.05.02. 오후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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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을 국빈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마쳤고 잠시 뒤 오늘 저녁에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면담합니다.

대통령 위에 있는 최고 지도자라는 독특한 체계를 갖고 있는 정교일치 국가 이란.

그래서 박 대통령과 하메네이와의 만남은 사실상의 정상회담이면서 이번 이란 방문의 최대 하이라이트입니다.

말씀드렸지만 이란은 정교일치, 신정일치 국가이기 때문에 대통령 위에 최고 지도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외적으로는 대통령이 모든 것을 행사하고 주관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중요 사안에 대한 실질적인 최종 결정은 모두 최고 지도자가 하고 있습니다.

헌법에도 명기된 최고 지도자는 이슬람 시아파 성직자, 즉 종교 지도자입니다.

최고 지도자는 입법, 사법, 행정에 대한 권한은 물론 군 통수권도 갖고 있습니다.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인준하는 권한과 해임하는 권한까지 갖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대통령은 대외적인 대통령이고 실질적인 대통령의 역할은 최고 지도자가 한다는 얘기입니다.

최고 지도자의 임기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죽을 때까지 종신직이고, 숨지거나 직무이행이 불가능하면 '국가 지도자 운영 회의'가 후임 최고지도자를 선출하게 됩니다.

현재의 이란의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하메네이는 원래 교리를 공부하고 가르치는 이슬람 신학자였습니다.

당시 이란은 친 서방 정권이 장악하고 있었지만, 그는 이란이 이슬람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958년, 당시 최고지도자였던 호메이니를 만난 건 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호메이니를 따라 팔레비 왕조를 몰아내고 이슬람 공화당을 창당한 뒤, 1981년, 1985년 두 차례 대통령으로 선출됩니다.

1989년 호메이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최고지도자 직위를 물려받아 2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는 대표적인 반미주의자에 보수파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미국에 맞서기 위해 핵 개발도 추진했었습니다.

하지만 서방의 금융제재로 국가 경제가 어려움에 처하면서 미국과의 핵 협상을 받아들였습니다.

최근에는 외교적 보폭도 넓히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면담했고, 올해 초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만났는데요.

잠시 뒤 박근혜 대통령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궁금한데요.

특히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그가 오늘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가 가장 궁금합니다.

한 중동 전문가는 하메네이가 대외적으로는 강경 이미지이지만 문학을 좋아하고 악기도 연주할 줄 아는 예술인이고, 그래서 한편으로는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지도자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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