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되면 한국에 방위비 더 많이 받겠다"

트럼프, "대통령 되면 한국에 방위비 더 많이 받겠다"

2016.04.29. 오후 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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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우리나라에 대해 방위비를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을 거듭 제기했습니다.

안보 무임 승차론이 잘못됐다는 비난이 제기되자 논리를 약간 수정한 것인데, 미국에서 동조 세력이 많아질 가능성도 있어서 예의 주시할 대목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도널드 트럼프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한국은 경제로 말하면 최고의 텔레비전과 가장 큰 선박을 만드는 괴물 같은 나라인데도 방위비는 아주 조금만 낸다고 주장했습니다.

트럼프 주장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한국으로부터 방위비 명목으로 돈을 더 많이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편 트럼프의 안보 분야 참모는 한반도에서 전쟁이 나면 미군이 개입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의 지침인 '불가예측성' 즉 다른 세력이 예측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면서 답변을 회피해 충격을 안겨줬습니다.

[찰스 큐비치 / 퇴역 해군 제독·트럼프 안보 분야 참모 : 저의 자문 내용은 비밀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가예측성을 지키라는 지침에 동의합니다.]

트럼프가 미국의 외교 정책에서 불가 예측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에서도 황당하다는 비판이 제기됐습니다.

[젭 부시 / 전 공화당 대선주자 : 대통령의 불가예측성은 역사에서 배운 것과 다른 것입니다. 우방국은 우리의 지지를 믿어야 하고, 적대국은 우리를 무서워해야 하고, 미국 지도자는 일관성을 가져야 합니다. 트럼프의 제안은 정반대입니다.]

외교정책에 대한 트럼프의 구상은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이 많고, 모순과 자가당착의 논리가 많지만, 공화당 유권자 가운데 상당수가 동조하고 지지한다는 점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기존의 안보 무임 승차론은 근거 없는 말이었기 때문에 무시해도 됐지만, 분담금을 더 많이 받아내겠다는 주장은 협상을 통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상한 주목 대상입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동조 세력이 많아질 경우 장기적으로 한미 동맹을 해치는 암적 요소로 악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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