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와인 산업에 유기농 바람

프랑스 와인 산업에 유기농 바람

2016.02.14. 오전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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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세계적인 와인을 만들던 프랑스 와인 양조장 가운데 최근 변화를 꾀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포도 재배에서부터 와인 숙성까지 와인을 만드는 전 과정에서 화학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 친화적인 방법을 택하는 건데요.

자연이 오랜 시간 빚어낸 와인은 어떤 향과 빛깔을 머금고 있을까요?

이지은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포도밭이 넓게 펼쳐져 있는 프랑스 남부 알자스의 작은 마을.

와인 생산지로 유명한 지역답게 마을 곳곳에 양조장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특별한 와인을 만들고 있다는 한 양조장을 찾아갔는데요.

정부가 정해놓은 유기농 규제에 따라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는 앙드레 씨의 양조장입니다.

앙드레 씨는 포도 농사부터 와인 숙성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화학 첨가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앙드레 스텐츠 / 유기농 와인 생산자 : '어떻게 하면 많이 생산할 수 있을까?'보다도 '어떻게 하면 어떠한 첨가물을 넣지 않고도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유기농 와인을 만들려면 수시로 날씨와 포도밭의 상태를 확인하고 와인을 저장하는 오크 통도 3년마다 바꾸는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은데요.

앙드레 씨는 이 번거로운 과정도 고집스럽게 지키고 있었습니다.

[앙드레 스텐츠 / 유기농 와인 생산자 : 가끔 어떤 생산자들은 새로운 오크 통을 사서 와인을 숙성하는 대신에 나무 조각을 구워서 넣어요. 저는 이런 과정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정해진 규칙이나 전통적으로 지켜왔던 가치들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윤리적으로 올바르게 해야죠.]

최근 프랑스에서는 앙드레 씨처럼 화학적 첨가물을 줄이거나 아예 넣지 않는 이른바 '자연주의 와인'을 만드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현재 프랑스 전역 5천여 곳에서 자연주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는데요.

전체 와인 생산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하니 정말 놀랍죠?

[파스칼 리비에르 / 유기농 와인 생산자 : 유기농 와인을 만드는 이유는 땅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생산자인 제 자신의 건강과 와인을 마시는 소비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죠.]

이런 인기에 힘입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유기농 와인 박람회가 프랑스에서 열리기도 했는데요.

얼마 전 열린 행사에는 15개 나라에서 온 4,500여 명이 참가했습니다.

자연주의 와인에 대한 관심이 이제 프랑스를 넘어 유럽 전체에 퍼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커스 코이즌 / 스웨덴 와인 수입업자 : 스웨덴 국영 주류회사는 2020년까지 모든 주류 판매의 10% 이상 유기농 와인을 판매하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소비자나 유통사들도 그 흐름을 따르고 있고요. 점점 더 많은 프랑스 유기농 와인을 시장으로 가져오려고 합니다.]

인위적인 첨가물을 넣어 많은 양의 와인을 빠르게 만들 수는 있지만, 자연이 순리대로 빚어낸 와인의 깊이와 풍미만큼은 따라갈 수 없는 것 같습니다.

프랑스에서 YTN 월드 이지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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