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난민 캠프의 '잔인한' 겨울

요르단 난민 캠프의 '잔인한' 겨울

2016.02.09. 오후 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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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난민들에게 겨울은 몸과 마음을 더욱 움츠러들게 만드는 계절입니다.

언젠가는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에 의지해 또 한 번의 매서운 겨울을 견뎌야 합니다.

겨울을 맞은 요르단 난민 캠프 현장을 계훈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요르단 자타리 난민 캠프의 겨울은 차갑고 을씨년스럽습니다.

이곳에서 벌써 세 번째 겨울을 보내는 아마리 씨 가족은 해마다 이맘때면 명절 노래를 함께 부르며 고국을 그리워합니다.

하지만 언제쯤에나 고향 땅을 다시 밟을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큰 딸인 18살 아시아 양은 난민 캠프는 간신히 목숨만 부지할 수 있을 뿐 사람 살 곳이 못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마리 씨 부부는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유럽행을 감행할 자신이 없어 UN이 다른 곳으로
거처를 주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앤드류 하퍼 / 유엔 난민 기구 요르단 대표 : 시리아인들은 유럽행을 원치 않아요. 고향으로 돌아가길 바라죠. 아이들의 목숨까지 걸고 낯선 유럽으로 가는 걸 두려워해요.]

현재 자타리 난민 캠프는 떠나지 못하는 시리아인 8만 명이 거주하고 있고 인구가 급증하면서 시장과 식당, 학교 등이 생겨 사실상 하나의 도시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잠시만 머물렀다 돌아갈 생각으로 이곳에 왔던 아부 디아 씨 역시 끝이 보이지 않는 시리아 내전 때문에 3년째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디아 씨는 난민 캠프에서 태어난 9개월 된 막내딸이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라고 있습니다.

[아부 디아 / 시리아 난민 : 막내가 환갑이 될 때까지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희망을 버리지 않을 겁니다.]

몇 번의 겨울을 더 견뎌야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예측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은 난민들의 몸과 마음을 더욱 춥게 만들고 있습니다.

YTN 계훈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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