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난 시위대를 '박수'로 맞이한 대통령 경호원

성난 시위대를 '박수'로 맞이한 대통령 경호원

2016.01.27. 오전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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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찰관들이 더는 못 살겠다며 대통령 궁을 향해 몰려갔습니다.

물론 이들을 막아선 건 대통령궁을 경비하는 경호부대였고요.

상황만 보자면 한 국가가 휘청할 만한 위기의 순간인데요,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홍석근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성난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합니다.

사복을 입었지만 이들은 튀니지의 현직 경찰관입니다.

정부와의 임금 협상이 실패하자 거리로 나선 겁니다.

무려 3천여 명입니다.

[초크리 하마디 / 튀니지 경찰노조 대변인 : 우리를 자신의 '자녀'라고 부르면서, 실제로는 굶겨 죽이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 사람이 우리 대통령입니다.]

시위대의 목표는 대통령이 사는 대통령 궁입니다.

이들을 맞이한 건 대통령 궁의 경호부대!

하지만 이들은 박수를 치면서 경찰 시위대를 막는 이상한 장면을 연출합니다.

자세히 보니 이들의 팔에는 '뜻을 함께한다'는 의미의 빨간 리본이 묶여 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아마라 셀리미 / 퇴직 대통령 경비대원 : 나는 퇴직자지만 연금도 없고 건강 보험도 안됩니다. 정권은 우리 문제를 방관하고 있습니다.]

튀니지는 '아랍의 봄'이 촉발된 곳으로 시민의 힘으로 독재를 몰아낸 나라입니다.

하지만 정치적인 분열이 사회적 혼란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과거보다 더 높은 실업률 등으로 주민들은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물론 경찰관의 시위는 법을 지키는 이들답게 평화롭게 끝났습니다.

YTN 홍석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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