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평화 시위 속 시장 책임론 확산

시카고, 평화 시위 속 시장 책임론 확산

2015.11.28. 오후 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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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흑인 청소년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미국 시카고에서 항의 시위가 4일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시위대 일부는 쇼핑가를 점령하는 등 거친 태도를 보이기도 했지만, 비교적 평화 시위를 유지하면서 시카고 시 정부 고위 당국자 퇴진을 촉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4일 17살 난 흑인 청소년 라쿠안 맥도널드가 백인 경관 제이슨 반 다이크의 총격으로 숨지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을 때 미국 언론은 제2의 퍼거슨 사태가 날 수 있다면서 긴장감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동영상이 공개되고 4일째가 됐지만, 시카고에서는 비교적 평화 시위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시카고 시위대는 약탈이나 방화, 경찰차 공격 등의 난동보다는 동영상이 1년여 만에 공개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시카고 시 고위 당국자 퇴진을 요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샬린 커루더스, 시위대]
"우리는 아니타 알바레즈 검찰 총장의 즉각적 해임이나 사퇴가 필요합니다. 램 이매뉴얼 시장도 사퇴해야 하고, 맥카시 경찰위원장도 사퇴해야 합니다."

시카고 언론도 결정적인 동영상이 1년 1개월 뒤에 공개된 배경에는 지난 4월 시카고 시장 선거에 출마한 람 이매뉴얼 현 시장의 선거 전략 때문이었다는 분석을 제기하면서 시장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흑인 인권 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는 반 다이크 경관과 같은 자리에 있었던 다른 경찰관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적하면서 논란 범위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제시 잭슨, 흑인 인권 운동가·목사]
"현장에 있었던 다른 경찰관들은 살인 행위를 목격하고도 기소하지 않았습니다. 그들도 한 편입니다. 공범자입니다."

이처럼 시카고 시위가 평화적이면서도 책임자 규명과 문책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은 일단 가해자 경관이 기소됐고, 피해자 유가족이 시 당국과 합의를 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동시에 퍼거슨 사태와 볼티모어 사태를 거치면서 흑인 인권 운동가들이 과격 시위가 전개될 경우 제도 개선보다는 일부 시위대의 과격 행위만 부각하는 등 부작용을 우려해 평화 시위를 적극 유도한 것도 배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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