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인기 지속...공화당 딜레마 심화

트럼프 인기 지속...공화당 딜레마 심화

2015.11.27. 오전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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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의 인기가 예상과 달리 장기화하면서 공화당 지도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주자가 되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대통령 자리를 헌납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구체적인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가운데 지지율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의 인기 고공 행진이 미국 공화당 지도부와 거액 후원자들의 딜레마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전했습니다.

트럼프는 최근 9.11테러 당시 뉴저지의 아랍 출신자들이 환호했다는 주장이 언론의 검증으로 근거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는데도 지지율은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칼린 카르멘, 트럼프 지지자]
"트럼프를 믿습니다. 훼방하지 마세요. 삐딱하게 보지 마세요. 나를 현혹할 생각하지 마세요."

공화당 지도부와 거액 후원자들은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경우 중도 진영을 상실하면서 민주당에게 대통령 자리를 헌납하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내년 2월 예비경선이 시작되기 전에 트럼프가 자멸하기를 기다리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당 안팎 일부에서 트럼프 낙선 운동을 전개하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톰 모우, 트럼프 반대 인사]
"트럼프가 진짜 대통령이 되면, 여러분을 탄압할 것입니다. 그러면 그 때서야 여러분은 도와줄 사람을 찾게 될 것입니다."

공화당 지도부가 이처럼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트럼프 인기의 비결이 기존 정치권 문화에 대한 미국 국민들의 실망과 혐오감인 만큼 당 차원의 조치는 역효과를 부를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 공화당은 트럼프를 자연스럽게 축출하지 못할 경우 클린턴 전 장관에게 대통령 자리를 헌납하게 되고, 트럼프를 축출할 경우에도 공화당 세력 분열로 대선에서 패배하게 되는 딜레마 속에서 우울한 연말연시를 맞게 됐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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