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아프간 병원 오폭은 실수"

미군 "아프간 병원 오폭은 실수"

2015.10.07. 오전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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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3일 아프간 북부 병원 건물에 대한 오폭 사건은 실수로 일어난 것이라고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이 시인했습니다.

치명적인 실수가 발생한 경위와 책임자 처벌 문제 등을 놓고 대대적인 조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워싱턴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인 존 캠벨 장군은 미 상원 군사위 청문회에 출석해, 지난 3일 발생한 국경없는 의사회 병원 오폭 사건은 실수로 발생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아프간군의 요청에 따라 공습이 이뤄졌지만, 공습 자체는 명확하게 미군의 지휘체계 아래, 미국이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존 캠벨,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
"공습 결정은 미국이 한 것이고, 미군 지휘체계 아래 이뤄졌습니다. 병원 폭격은 실수였습니다. 보호 대상인 병원을 의도적으로 공격한 것이 아닙니다."

캠벨 사령관의 증언은 아프간군이 지원을 요청해 공습한 것이라면서 아프간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기존의 해명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미군 당국의 실수 인정은 오폭이 발생한 경위 조사와 책임자 처벌 수위 결정 과정에서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와 관련해 폭격을 당한 국경없는 의사회는 독립적인 진상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쟁범죄로 규정한다는 입장을 변경할 수 없다고 압박했습니다.

[제이슨 콘, 국경없는 의사회 이사]
"이것은 전쟁 관련법이나 국제 인도주의 관련법에 준수의 문제입니다. 이번 공격은 명백히 이런 법규에 대한 심각한 위반입니다.

한편, 캠벨 사령관은 내년 말까지 아프간 주둔 미군 9,800명을 철수한다는 계획이 있지만, 현지 상황이 악화한 만큼 내년 이후에도 미군이 잔류할 필요가 있다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철군 일정을 재조정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병원 오폭 사건으로 미국이 전쟁범죄 논란의 대상이 되고, 미군 철군 계획도 재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아프간 전략에 대한 오바마 대통령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입니다.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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