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건 '아동 노예노동'...필리핀에만 320만 명

목숨 건 '아동 노예노동'...필리핀에만 320만 명

2015.10.05. 오전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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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린이라면 당연히 가족의 사랑과 보호 속에 자라야 마땅하죠.

하지만, 한창 응석 부릴 어린 나이에 생명의 위협을 받는 위험한 곳에서 막노동에 시달리는 아이들이 세계 곳곳에 아직도 많습니다.

한 인권단체가 필리핀의 어린이 노동 현장을 고발했습니다.

김기봉 기자입니다.

[기자]
곳곳에 쓰레기가 널려있는 강물에 상반신만 간신히 내놓은 채 빠져 있는 아이들.

강바닥에서 퍼 올린 흙더미를 쟁반에 올려 강물에 헹궈냅니다.

흙 속에 들어있을지 모르는 금가루를 찾기 위한 것인데, 작업에는 인체에 치명적인 수은도 사용됩니다.

금광 업자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어린 아이들을 위험한 막노동에 동원한 것입니다.

[줄리안 키펜버그, 휴먼라이트워치]
"너무나 위험한 노동입니다. 필리핀의 아이들은 생명을 위협받는 악조건 속에서 일을 합니다. 물속에 깊은 구덩이를 파거나 위험한 수은을 가지고 일을 합니다."

아이들은 물속뿐 아니라 땅 밑 갱도 안에서도 막노동에 시달립니다.

현장을 고발한 인권 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필리핀에만 320만 명의 '어린이 노동자'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필리핀 정부도 이런 문제점을 인정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습니다.

[메리 그레이스 리구어, 필리핀 노동부]
"부담이 만만찮지만 우리 노동부는 생계비와 비상 고용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 노동자들의 부모에게 생계비 지원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세계 종교 지도자들은 한데 모여 전 세계 3천5백만 명에 이르는 '현대판 노예'를 없애자고 호소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지난해 12월)]
"수천만 명의 남자와 여자, 아이들과 소녀들이 신체적, 경제적, 성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무자비하게 착취를 당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값싼 인건비에 눈이 멀어 어린이를 제물로 삼는 악덕 업주들의 부도덕은 좀처럼 뿌리 뽑히지 않고 있습니다.

YTN 김기봉[kgb@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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