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 알렸는데도 폭격"...사과에도 비난 쇄도

"위치 알렸는데도 폭격"...사과에도 비난 쇄도

2015.10.04. 오후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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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반군 탈레반과 교전하던 미군이 '국경없는의사회' 병원 건물을 폭격해 환자와 의료진 등 19명이 숨졌습니다.

미국 정부는 애도와 사과의 뜻을 표했지만, 의사회와 유엔은 공습을 강하게 비난하고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김종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병원 곳곳에 불길이 치솟고, 파편이 널려 있습니다.

미군이 아프간 북부 도시 쿤두즈에 있는 병원을 새벽에 폭격해, 환자와 의료진 수십 명이 꼼짝없이 숨지거나 다쳤습니다.

쿤두즈는 미군과 그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군, 탈레반 사이에 교전이 치열한 지역.

'국경없는의사회'가 의료 봉사로 운영하던 이 병원은 중상자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환자가 넘쳐나고 있었습니다.

아프간 정부는 당시 병원에 탈레반 대원들이 숨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세디크 세디키,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
"공격 당시 병원에는 환자가 105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테러범 숨어 있던 10~15명도 모두 숨졌습니다."

의사회는 병원에 환자와 보호자, 직원만 있었고 병원 위치를 여러 달 전부터 알려줬는데도 폭격이 30분 넘게 이어졌다고 반발했습니다.

[바르트 얀센스, '국경없는의사회']
"병원은 4년 동안 거기에 있었고, 면적이 축구장보다 더 큽니다. 교전 관련 당사자 모두에 위성추적장치로 이미 여러 차례 정확한 병원 위치를 알렸습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은 애도를 표하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에게 사과했습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애도의 뜻을 표하고, "이 사건에 대한 최종 판단은 국방부가 시작한 전면 조사 결과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유엔 인권 최고대표는 "만약 군사 법정에서 고의성이 인정된다면 전쟁 범죄에도 해당할 수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습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성명에서, 병원과 의료진은 국제 인권법에 따라 명백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YTN 김종욱[jw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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