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디 참극에 애도 물결...英, 난민정책 변화 예고

쿠르디 참극에 애도 물결...英, 난민정책 변화 예고

2015.09.04. 오전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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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난민선 사고로 숨진 3살 아이의 시신이 터키 해변에서 발견된 이후 전 세계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꼬마 쿠르디의 비극이 알려지면서 난민사태 해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진 가운데 그동안 난민 수용에 반대해온 영국이 전향적인 입장을 보여 주목됩니다.

국제부 연결합니다. 조수현 기자!

참으로 가슴이 아픈 소식이었는데요.

어쩌다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전해주시죠.

[기자]
지중해에서 또 한 차례의 난민선 전복 사고가 빚은 참극입니다.

시리아 난민 23명이 탄 조각배 두 대가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 코스 섬으로 가려다 전복돼 14명이 숨졌는데요.

여기에 타고 있던 3살 꼬마, 아일란 쿠르디가 터키 남서부 해변으로 떠내려와 차가운 시신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쿠르디 군의 형과 아이들의 엄마도 숨졌고, 아버지만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이번이 쿠르디 가족의 세 번째 유럽행 시도였는데요.

내전과 이슬람 급진 무장세력, IS의 테러 공포에 고향을 떠났다가 이런 참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쿠르디 군 아버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압둘라 쿠르디, 아버지]
"귀하지 않은 자식이 어디 있겠습니까? 제 아이들도 그랬습니다. 아침마다 저보고 놀아달라곤 했는데 이제 모든 행복이 사라졌어요."

[앵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SNS에서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쿠르디 군의 마지막 모습과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제기하는 그림들이 SNS에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화면으로 함께 보시겠습니다.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해변에 엎드린 채 숨져 있는 쿠르디 군의 모습인데요.

날개를 단 아이의 영혼이 시신에서 빠져나와 하늘에서 손을 내미는 엄마를 향하고 있습니다.

아이의 시신을 바라보며 슬퍼하는 물고기들을 그리기도 했는데요.

반대편에는 시신을 내려다보며 서류 작성하기에 바쁜 경찰관의 냉정한 모습이 대조를 이룹니다.

또 어떤 누리꾼은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우기 위해 쿠르디 군을 유엔 본회의장 가운데에 그리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등 위에 날개를 그려 천사로 표현한 그림도 있고요.

터키 해변이 아닌 요람에서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을 담아내기도 했습니다.

[앵커]
난민대책을 놓고 그동안 갈팡질팡해온 유럽연합 차원에서는 어떤 대책이 논의되고 있나요?

[기자]
유럽으로 몰려드는 난민들이 늘면서 유럽연합 차원의 해법 마련이 더욱 시급해졌는데요.

이번 사태 이후 그동안 난민 수용에 반대해온 영국이 수천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는 등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조만간 공식 발표를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연합, EU 회원국이 난민을 의무적으로 분산 수용한다는 원칙에 합의하는 등 동유럽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는데요.

독일 바바리아 지역 장관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베아테 메르크, 독일 바바리아 지역 장관]
"난민을 지금처럼 일부 국가에만 맡기지 말고 모든 회원국이 수용하도록 준비할 것을 촉구합니다."

국제앰네스티 보고서를 보면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2011년 3월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6개 걸프국들이 수용한 시리아 난민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유럽으로 몰려든 난민이 35만 명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세 살배기 쿠르디의 안타까운 죽음이 난민 대책 마련에 있어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YTN 조수현[sj1029@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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