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난민' 바다코끼리...빙하 녹자 해안으로 몰려

'온난화 난민' 바다코끼리...빙하 녹자 해안으로 몰려

2015.09.03. 오전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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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다코끼리 수천 마리가 미국 알래스카 북서쪽 해안에 또다시 몰려들고 있습니다.

바다코끼리는 얼음 위에서 쉬거나 새끼를 낳는 습성을 가진 동물인데요.

북극의 얼음이 녹아 갈 곳이 없게 되자 해안으로 올라온 것으로 추정됩니다.

LA 정재훈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북극과 가까운 알래스카의 북서쪽 해안입니다.

바다코끼리 약 5천 마리가 해변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바다코끼리들이 해변에 올라온 것은 서식 장소인 북극해의 빙하가 크게 줄었기 때문입니다.

바다코끼리들은 수영에 서툴러 빙하 위에서 새끼를 낳고 먹이도 먹는데 온난화로 빙하가 대거 사라지자 뭍으로 올라온 겁니다.

[토니 피스바크, 미 지질연구소 연구원]
"2007년에 처음 해안에서 바다코끼리를 목격하고 매우 놀랐습니다. 이런 현상이 이렇게 빨리 나타날지는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무려 3만 5천 마리가 이곳에 찾아와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바다코끼리가 몰려 새끼 60여 마리가 밟혀 죽었습니다.

해변에 올라온 바다코끼리들은 바다에 쉽게 드나들 수 없어 먹이 구하기가 훨씬 힘들게 됩니다.

개체 수가 줄고 있는 바다코끼리는 곧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될 전망입니다.

온난화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자 미국 당국도 팔을 걷어부쳤습니다.

역대 미 대통령 중 처음으로 알래스카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빙하 지역을 찾아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역설했습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빙하의 감소 속도는 매년 빨라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우리가 기후 변화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보여주는 길잡이입니다."

기후 변화에 당장 대처하지 않는다면 삶의 터전을 잃은 바다코끼리처럼 인간도 곧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LA에서 YTN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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