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 유해 백 년 넘게 '오리무중'...유력한 매장 추정지는?

안중근 의사 유해 백 년 넘게 '오리무중'...유력한 매장 추정지는?

2015.09.02. 오전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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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복 70주년 특별 기획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아서' 두 번째 순서입니다.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백 년 넘게 고국의 품에 안기지 못하고 있지만 유해 발굴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안중근 의사가 숨진 뤼순 감옥의 공공묘지를 유력한 유해 매장 추정지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중국 정부의 반대로 아직 발굴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안중근 의사에 대한 사형 집행 뒤 유해를 어디에 매장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습니다.

일본이 패전하면서 전쟁 범죄를 감추기 위해 조직적으로 관련 자료를 모두 불태웠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안중근 의사에 관한 기록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닙니다.

당시 일본이 중국에 세운 관동도독부는 본국에 안중근 의사 유해를 뤼순 현지에 매장했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안중근 의사 통역관 소노키가 작성한 '사형집행경위보고서'를 보면 "오후 1시에 안중근을 뤼순 감옥 묘지에 묻었다"고 정확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 매장 위치와 관련해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일본 당국의 공식 자료입니다.

[김월배, 안중근 의사 유해찾기위원회 중국대표]
"안중근 의사 매장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지만, 말 그대로 설에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안중근 의사가 공공묘지에 묻혔다는 소노키 보고서에 의하면 공공묘지가 매장지인 게 확실합니다."

이 보고서에 언급된 묘지는 1900년대 초반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뤼순 감옥의 첫 공공묘지로 추정됩니다.

전체 면적은 2천 제곱미터 정도로, 1940년대까지 수감자 묘지로 사용됐습니다.

수십 년 전 이곳에서 안중근 의사의 묘지를 찾아 제사를 지냈다는 증언도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이곳 뤼순 감옥 공공묘지는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이미 여러 곳이 파헤쳐지거나 훼손됐습니다.

주민들이 나무를 심거나 밭을 일구기도 했고, 이제는 주변에 아파트 단지까지 들어섰습니다.

하지만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이곳에 매장돼 있다면 아직 훼손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지금까지 이 지역에서 발견된 유해는 모두 둥근 모양의 통관에서 나왔는데, 안중근 의사는 특별 제작된 사각 형태의 침관에 매장한 것으로 기록돼 있기 때문입니다.

[박용근, 다롄 근대사연구소 연구원]
"침관은 꽤 길고, 안중근 의사의 키를 참조해 만들어서 통관과 같이 매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같은 공공묘지 안에서도 넓은 구역에 매장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곳 뤼순 감옥 공공묘지에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묻혀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확실한 근거 자료가 없는 한 발굴을 허락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지금도 탐사 작업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다롄에서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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