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안중근 의사 유해 '독자 발굴' 추진...현장 영상 첫 공개

中, 안중근 의사 유해 '독자 발굴' 추진...현장 영상 첫 공개

2015.09.01. 오전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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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항일 투쟁의 혼이 서린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기 위한 특별기획 3부작을 준비했습니다.

중국 현지 취재를 통해 7년 전 우리 정부가 안중근 의사의 유해 발굴에 실패한 뒤 중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안 의사의 유해 발굴을 추진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 국내 언론 가운데 처음으로 당시 발굴 현장을 담은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전준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안중근 의사가 생을 마감한 중국 뤼순 감옥 근처 야산.

잡초만이 무성한 언덕에 인부들이 모였습니다.

종이를 태우며 정성스럽게 고사를 지내더니 여기저기 땅을 파고, 흙을 고릅니다.

이들은 중국 다롄 시 근대사연구소의 안중근 유해 발굴단.

지난 2008년 우리 정부가 실패하고 돌아간 뒤 두 달 만에 독자적으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에 나선 겁니다.

중국 측이 독자적으로 발굴 작업을 한 곳은 뤼순 감옥 북서쪽으로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는 지점.

우리 정부가 발굴에 실패한 곳과 1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뤼순감옥소장의 딸이 소장하고 있던 옛 사진을 토대로 발굴 지역을 정했습니다.

사진 배경에 있는 산과 건물 등의 각도를 계산해 유해 매장 추정지를 찾은 겁니다.

그런데 중국 측은 우리 정부와 똑같은 사진을 근거로 다른 곳을 발굴 지역으로 선택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발굴한 지역은 이미 안중근 의사의 유해 매장지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왕진인, 뤼순감옥박물관 부관장]
"저희가 정밀 분석한 결과 처음으로 소포태산의 조선인 묘가 안중근의 묘일 가능성이 있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현지 주민이 오래전 할아버지로부터 조선 독립군 묘지가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제사를 지내왔던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장학재, 뤼순 주민]
"할머니는 그곳에 고려(조선) 묘가 있다고 했습니다. 매번 할머니는 성묘할 때 그 묘지 위에 종이 두 장을 올려놓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독자적인 발굴 작업에서도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끝내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왕진인, 뤼순감옥박물관 부관장]
"땅을 팔수록 깨끗한 토질층만 나오고 유품 또한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이곳이 묘지가 아니거나 이미 소실된 거죠."

중국이 독자적으로 발굴에 성공할 경우 안중근 의사의 유해가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안중근 의사의 고향인 북한에서도 유해를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안중근 의사는 중국에서도 존경받는 항일투사이기 때문에 중국이 자국에 유해를 안치하려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중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작업을 했다는 건 애초 우리 정부가 추정한 묘지 위치가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걸 의미합니다.

때문에 지금까지 진행돼온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과정을 철저하게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다롄에서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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