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중국 전승 기념일...숫자로 본 열병식

미리보는 중국 전승 기념일...숫자로 본 열병식

2015.08.31. 오후 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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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주석 체제의 최대 정치 행사로 불리는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열병식에서 중국은 첨단 무기를 대거 선보이면서 군사적 위용을 최대한 과시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번 열병식은 시진핑 정부 집권 후 처음인데요.

달라진 중국의 위상과 국력을 과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우리 시각으로 3일 오전 11시 70분 동안 12,000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열병식을 비롯한 전승절 행사를 통해 중화 민족의 부흥을 과시할 계획입니다.

특히 중국 최초로 여군 의장대와 여군 군악대가 등장해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데요.

남자 군인들과 똑같이 매일 2만 보 걷기, 40초간 눈 깜빡이지 않기 등 고강도 훈련을 받고 있습니다.

또 처음으로 러시아, 이집트, 쿠바 등 11개 외국 국가가 군대를 파견해 열병식에 직접 참여하는데요.

파견된 외국 군대의 순서는 국제관계에 따라 국가 영문명 첫 번째 알파벳 순으로 배치될 예정입니다.

이번 전승절 열병식에 정상이나 정부 대표 등을 파견하는 국가는 49개국으로, 초청장을 받은 51개국의 나라 중 일본과 필리핀은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박 대통령이 열병식에 참석하기로 하면서 한중 두 나라가 경제 협력을 넘어 정치협력으로 확대되고 있는 관계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
"우리가 가겠다고 한 것보다는 중국이 러브콜을 우리한테 많이 보내오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우리 정부도 고민이 많았을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도요. 그러나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전략적 판단을 했을 거고 그 과정에서 미국과도 저는 충분한 얘기가 있었을 거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했다는 측면에서 이번에 보다 외교가 실용적인 외교로 전환되는 계기가 되지 않았느냐. 그렇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문제에서 우리가 더욱 실질적이고 과거보다는 넓어진 공간을 쓸 수 있는 그런 걸 확보한 게 이번에 가장 큰 득이라고 저는 이렇게 보고 싶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이 확정되면서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는 시진핑 주석 양옆에 누가 자리하느냐입니다.

박 대통령의 경우 푸틴 대통령과 함께 이번 행사의 최고 귀빈이라는 점에서 시진핑 주석의 옆에 나란히 설 것으로 보이는데요.

시 주석 오른쪽에 푸틴 대통령이 자리해 중, 러의 새로운 밀월을 과시하고, 박 대통령은 시 주석의 왼쪽에 자리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1950년대 김일성 전 주석이 차지했던 중국 지도자의 옆자리를 60여 년이 지난 지금 한국 대통령이 차지하는 셈이 되는데요.

북한을 대표해 참석하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의 위치도 주목되는 포인트입니다.

최 비서의 경우 각국 대통령과 총리가 상당수 참석한다는 점에서 앞줄이 아닌 두 번째 줄로 밀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꽁꽁 얼어붙은 북·중 관계와 함께, 한층 긴밀해진 한중 관계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줄 가능성이 큽니다.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
"원수급의 인물들이 별로 없는 데다가 지금 말씀을 하신 대로 북한이 명목상의 국가원수를 따로 보고 있지 않습니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의장인데요. 이 사람을 보낸 것도 아니고 최룡해를 보냈습니다. 그러면 옆에다가 둘 수 없는 상황이니까 아마 북한으로서는 이 세월이 60년, 70년이 지나고 나서 뭔가 새로운 시스템이 정착된다는 것을 느낄 겁니다."

전승절의 하이라이트가 열병식이라면 열병식의 하이라이트는 무기와 장비들인데요.

올해 열병식에서는 조기경보기, 공중급유기, 전략 미사일을 비롯해 100% 중국산 무기가 총동원됩니다.

열병식에서 단연 이목을 끌게 될 전략 무기는 차세대 핵전략 미사일 둥펑 시리즈를 비롯한 미사일 100여 기인데요.

지난해 시험 발사에 성공한 '둥펑 31b'는 사거리 11,000km로, 미국 본토 공격이 가능한 다탄두 미사일입니다.

또 톈안먼 광장의 하늘을 수놓을 최신형 전략 폭격기 ‘훙-6K'도 있는데요.

최장 4,500km 떨어진 고정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을 자랑합니다.

이 밖에, 중국판 스텔스 전투기로 알려진 '젠 20'과 '젠 31',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최첨단 함재기 '젠 15' 등 공군 주력기만 20여 종, 모두 200대가 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에 따라 이번 열병식은 집권 3년 차에 들어선 시진핑 주석이 중국 군부를 완전히 장악했음을 대내외에 알리는 '군사 굴기' 선언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열병식의 또 하나의 포인트로 시진핑 주석이 과연 어느 수준의 대일 메시지를 천명할 지인데요.

시 주석은 일본의 역사 부정과 군국주의 부활 동향을 비판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표현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9.3 열병식, 시진핑 체제 들어 변화하는 중국의 정치 지형도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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