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만에 주인 품으로 돌아온 지갑

70년 만에 주인 품으로 돌아온 지갑

2015.08.29. 오후 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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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차 세계 대전 당시 참전 용사가 잃어버렸던 지갑이 70년 만에 기적처럼 주인의 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떤 사연일까요?

계훈희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올해 91살인 일리히오 라모스 씨는 2차 세계 대전 참전 용사입니다.

포병으로 적군과 싸우며 수많은 포로들을 구출했습니다.

1945년 오스트리아의 한 농가에서 은신할 때 목숨처럼 아끼던 소중한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로한도 라모스, 아들]
"마을을 전부 뒤졌지만 찾지 못했어요. 다른 문제도 많았기 때문에 지갑 따위에 신경 쓸 수가 없었죠."

그런데 얼마 전 놀라운 소식이 담긴 편지 한 통이 도착했습니다.

[실비아 곤살레스, 딸]
"편지가 왔을 때 아버지는 식사 중이었어요. 지갑을 찾은 사람이 아버지를 수소문하고 있다고 쓰여 있었어요."

편지를 보낸 사람은 라모스 씨 부대가 은신하던 농가 주인의 손자, 낡은 집을 수리하던 중 지갑을 발견했고 적혀 있는 군번을 검색해 주인을 찾은 겁니다.

[조세프 러크호퍼, 지갑 찾은 사람]
"미국 전역을 뒤졌더니 캘리포니아 주에 생일이 같은 사람이 살고 있었어요. 이름을 확인하고 아직 살아 계신다면 지갑을 돌려 드리려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70년 동안 잠자고 있던 지갑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미국 캘리포니아까지 만km를 날아 주인에게 돌아왔습니다.

세월의 흔적을 담은 지갑에는 가족 사진 수십 장이 고스란히 들어 있었습니다.

[일리히오 라모스, 2차 세계대전 참전 용사]
"그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할머니가 된 사진 속 어린 소녀 등 친척들이 모두 모여 지갑을 찾은 걸 축하했습니다.

라모스 씨의 아들은 지갑 속 사진들을 표구해 가보로 간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계훈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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