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과 만나고 환경도 지켜요"...프랑스 나눔 정원

"이웃과 만나고 환경도 지켜요"...프랑스 나눔 정원

2015.08.02. 오전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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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서울에서도 공동 텃밭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프랑스 파리에서는 13년 전부터 시 당국이 자투리땅을 제공하고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운영하는 이른바 '나눔 정원' 운동이 활발하다고 합니다.

파리에서 정지윤 리포터가 소개합니다.

[기자]
파리 시내의 한 정원에서 작은 다과회가 열렸습니다.

은퇴한 60대부터 유치원생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모였는데요.

방울토마토와 딸기, 강낭콩 등 지난 1년 동안 함께 키운 식물 이야기로 꽃을 피웁니다.

[마리 노엘 보아루보, 은퇴자]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어요. 이곳을 찾아오는 어린아이들과도 만나고요. 정원을 어떻게 가꾸고 어떤 작물들이 있는지 실제로 보여줄 수 있어요."

이곳은 지난 2013년에 문을 연 나눔 정원, '어린 양파 정원'입니다.

나눔 정원은 자발적으로 모인 지역 주민들이 함께 가꾸는 공간인데요.

개인용과 공용 텃밭으로 나눠서 서로 원하는 작물을 키울 수 있습니다.

도시 생활에 지친 사람들이 직접 흙을 만지면서 자연 친화적 활동을 할 수 있어서 인기입니다.

[라파엘 쿠아드로스, '어린 양파 정원' 회원]
"작물 재배를 좋아해요. 나눔 정원에서 재배를 하면 조금이나마 땅과 유대감이 생기고 또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되기도 하죠."

이곳과 같은 나눔 정원은 파리시 20개 구역에 100곳이 넘습니다.

파리시에서 자투리땅을 제공하면 시민들이 회비를 걷고 협회를 꾸려 운영하는 겁니다.

정원을 관리하는 것은 회원들이지만 땅 자체는 시에서 지원을 받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에게도 열린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줄리 페리, '어린 양파 정원' 협회장]
"일반 시민에 공개할 때는 3시간 정도 동안 정원 방문객을 맞이해요. 공동 농지에 함께 물을 주고 관리하기도 하고요. 시민들의 정원 방문에 가장 집중하고 있어요. 나눔 정원의 땅은 파리시에서 저희에게 내어준 토지니까요. 당연히 모든 시민의 것이기도 하죠."

프랑스 환경 당국에서도 나눔 정원을 관리하는 부서를 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시민이 나눔 정원에 참여하도록 지원하기 위해서인데요.

환경 당국에서는 '나눔 정원' 회원들에게 이른바 '푸른 손 헌장' 선서를 하도록 해서 자율과 책임을 동시에 부여하고 있습니다.

[카리나 프레보, 파리 도시환경 자원팀 '푸른 손 프로그램' 담당자]
"나눔 정원의 공간을 살리는 것을 결국 시민들이기 때문입니다. 나눔 정원의 수혜자, 참여자 모두 시민들이죠."

'푸른 손 헌장'은 간단하지만 환경적으로 중요한 규칙을 담고 있는데요.

나눔 정원을 운영할 때 대중에게 열린 공간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규칙이고요.

두 번째는 정원 식물들을 친환경적으로 키워야 한다는 겁니다.

이런 노력으로 파리시의 나눔 정원은 연간 약 12k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역할을 하고요.

야생 식물 2천여 종과 곤충과 동물 2천여 종을 보호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카리나 프레보, 파리 도시환경 자원팀 '푸른 손 프로그램' 담당자]
"어떠한 화학적 물질도 사용하지 않습니다. 자원과 자연을 보호할 수 있는 예방을 하는 거죠. 이러한 방식으로 파리시는 각 협회가 나눔 정원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웃 주민과 함께 친환경으로 가꾸는 '나눔 정원'이 삭막한 도시 생활의 작은 쉼터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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